한화생명 이 2일, 사망보험금 유동화 비대면 서비스 오픈을 발표했다.
55세 이상의 고객이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노후 자금으로 선지급받을 수 있도록 화상 상담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한화생명의 이러한 긍정적인 주관적 평가 뒤에는 소비자 권익 경시, 극심한 내부 노동 분쟁, 그리고 취재를 외면하는 폐쇄적 언론 대응 등 부정적인 객관적 지적도 있다.
소비자 보호는 뒷전, 의료자문 후 상습적 부지급 발생 및 민원 발생
한화생명이 내세운 이번 서비스의 핵심은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한 유동화다.
회사는 이를 ‘고객의 자금 유동성 확보’라고 포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미래의 사망보험금을 삭감하여 현재의 운영 수익으로 환산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 판매’ 리스크에 대해 한화생명이 어떤 방지책을 마련했는지 취재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한화생명 홍보실 이정운 사원은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소비자 보호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의료자문을 남용해 보험금 지급을 회피한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2024년 하반기 기준, 한화생명의 의료자문 후 보험금 부지급률은 24.2%에 달해 생명보험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4건 중 1건 꼴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된 셈이다.
특히 타 보험사들이 지급을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도 한화생명만 독자적으로 지급을 거부하거나 심사를 지연시켜 소비자의 원성을 산 사례가 빈번하다.
이러한 행태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한화생명 민원 건수는 전분기 대비 약 14.71% 증가했다.
사망보험금을 당겨 쓰라는 유동화 서비스는 장려하면서, 정작 정당하게 지급해야 할 사고 보험금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동자 홀대와 내부 분열, ‘제판분리’의 명암
한화생명의 문제는 대외적인 소비자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는 보험설계사 노조와의 극심한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다.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GA(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하는 ‘제판분리’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배제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사측은 수수료와 시책금을 일방적으로 미지급하거나 지점을 강제로 폐쇄하는 등 초법적인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다.
위촉계약서 미교부와 같은 기초적인 노동 관계법 위반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히 이번에 출시한 ‘비대면 유동화 서비스’는 대면 영업직인 설계사들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회사가 디지털 창구를 통해 직접 고객 데이터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는 결국 설계사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노동 홀대’ 경영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본지는 이에 대한 한화생명의 입장을 취재하고자 했으나 한화생명은 역시 무대응으로 나왔다.
일반직 직원들과의 갈등도 깊다.
자녀 학자금 폐지 등 복리후생 축소를 둘러싼 임단협 결렬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으며, 최근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최종 패소하며 노동 가치를 경시해온 경영 방식에 법적 경고등이 켜졌다.
내부 구성원의 신뢰도 얻지 못하는 조직이 고객의 위험을 지키는 업무를 제대로 할 지 의문이다.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화생명… ‘불통’으로 일관
본지는 이번 서비스의 실효성과 소비자 보호 대책을 확인하기 위해 한화생명 홍보팀에 공식적인 취재 질문을 수차례 전달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조작이 서툰 고령층이 화상 상담 단계인 ‘알림톡 접속’ 과정에서 겪을 소외 문제와, 유동화 비율 변경 시의 제약 사항 등 고객의 알 권리에 직결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문의했다.
그러나 한화생명 홍보팀은 본지의 정당한 취재 요청에 대해 업무 시간 내내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홍보에 열심히 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태도다.
본지의 거듭된 확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러한 폐쇄적인 소통 방식은 한화생명이 이번 서비스의 잠재적 리스크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거나, 혹은 언론의 비판적인 질문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오만한 태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취재진의 합리적인 의구심에 답하지 못하는 서비스가 과연 누구를 위한 혁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알권리라는 헌법상 권리를 위해 일하는 스카이메타뉴스를 무시하는 처사는 부당하다.
위기의 한화생명, 혁신보다 신뢰 회복이 우선
한화생명은 현재 거대 금융 그룹으로서의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보험금 부지급률과 끊이지 않는 노동 분쟁, 그리고 언론과의 소통 거부는 브랜드 신뢰도를 밑바닥부터 갉아먹고 있다.
사망보험금을 미리 내어준다는 달콤한 제안 이면에 숨겨진 ‘부지급의 벽’과 ‘내부 노동자의 피눈물’을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순간, 한화생명이 쌓아 올린 공든 탑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화생명은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 정당한 보험금을 제때 지급하고 내부 구성원을 존중하며 언론의 감시에 성실히 답하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