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16조 원의 대규모 자산 재배분

지난 11월 한국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자산 재배분 전략을 구사해 시장의 이목을 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외국인들은 상장 주식에서 13조 3,730억 원을 순매도하며 대규모 ‘셀 코리아’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채권에는 이보다 많은 16조 2,540억 원을 순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자금은 주식 시장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총 2조 8,810억 원이 순유입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인 주식을 팔아 치우고, 안정적인 채권으로 대규모 자금을 옮긴 이번 움직임의 핵심은 뭘까?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에 기반한 ‘채권 베팅(Bond Betting)’이다.

주식 시장 냉각 속, 국채에 대한 과감한 베팅

대부분의 외국인 매도 자금은 한국의 국채로 향했다.

채권 가격은 시장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연준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고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은 11일 12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외국인은 이런 기대에 16조 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투입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단기적인 이자 수익뿐만 아니라 향후 가격 상승 폭이 큰 장기 국채 매입에 집중하며 전략적인 목표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러한 외국인의 행보는 한국 주식 시장의 단기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

반면, 외국인은 한국 경제의 신용도(국채)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주식의 변동성은 피하되, 확정적인 금리와 향후의 시세 차익을 모두 노리겠다는 이중적인 전략이다.

성급한 베팅의 그림자: ‘한은 리스크’와 환율 압박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채권 베팅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12월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외국인들의 예상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와 물가 부담으로 인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출신 한 경제전문가는 “한국은행이 2026년에는 기준금리 동결 추세를 유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외국인들의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경우, 장기 채권에 묶인 외국인 자금은 예상했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장기간 고전할 위험이 있다.

또한, 13조 원대의 주식 매도 대금이 달러로 환전되는 과정에서 외환 시장에 대규모 달러 수요를 발생시켜, 채권 유입 자금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의 ‘채권 베팅’이 한국 증시에는 자금 유입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줬으나, 외환 시장에는 불안정성을 키웠다는 복잡한 숙제를 남긴다.

결론적으로 11월 외국인 투자 동향은 한국 시장의 주식과 채권 간 극명한 온도차를 보여주며, 글로벌 금리 인하 추세에 대한 확신과 한국 경제의 특수성이 충돌하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전)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전)금융산업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