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9월말 외환보유액은 4,220.2억 달러로 집계되어 전월말 대비 57.3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주로 운용수익 증가와 분기말 효과로 인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10위 수준을 유지했다. 외환보유액 구성은 유가증권 89.7%($3,784.2억), 예치금 4.4%($185.4억), SDR 3.7%($157.8억), 금 1.1%($47.9억), IMF포지션 1.1%($44.9억)로 나타났다. 금의 비중이 작은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호한 외환보유액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외환시장에는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 투자액을 현금으로, 심지어 선불(up front)로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84% ‘현금 이탈’ 우려, 금융안정성 적신호

문제의 핵심은 3,500억 달러라는 규모가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4,163억 달러의 약 84%에 달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막대한 금액이 단기간에 현금으로 집행될 경우, 국내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을 초래하여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물론, 금융 및 외환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나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 측은 지분 투자나 보증 형태 등 현금 이동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선호하지만, 미국은 일본식 ‘백지수표’ 모델과 유사한 현금성 집행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스와프, 외환보유액 부족 해결책인가?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외환시장 충격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한미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통화 스와프는 위기 시 단기 달러 조달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통화 스와프가 단기적 외화 조달 수단일 뿐 대규모 투자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 나아가, 이는 달러 패권 질서에 더 깊숙이 편입되는 행위이며, 미국 통화 정책 변동에 국내 금융시장이 더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GDP 대비 비율(22.2%) 면에서 대만(73.7%)이나 일본(30.6%) 등 주변국보다 훨씬 부족하며,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적정 외환보유액($5,220억 수준)에도 미달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외환보유액 자체를 추가로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9월말 외환보유액 증가를 통해 일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3,500억 달러 투자 압박과 이에 따른 환율 급등 위험은 금융당국의 즉각적이고 다각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외환 당국의 향후 협상 결과와 시장 안정화 조치에 금융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 비중 늘려야 하나?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7.9억 달러로 1.1%에 불과하며, 이는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지적된다. 불안정한 국제 금융 환경 속에서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의 금 비중은 OECD 국가 평균인 약 24.6%의 2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인 미국이 외환보유액의 70% 이상을 금으로 채우고 있으며, 러시아나 중국 같은 주요 신흥국들도 탈(脫)달러화 전략의 일환으로 금 보유량을 공격적으로 늘려가는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은 금이 유동성이 낮다는 점을 이유로 2013년 이후 금 보유량(104.4톤)을 10년 넘게 동결했지만, 최근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이슈 등으로 외환시장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 비중을 전략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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