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가 한국 금융시장 거품론을 제기하면서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한은 총재 후임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한국 증시의 거품을 경고했다.

증시 변동성이 높은 것이 거품론의 근거다.

최근 한국 증시를 덮친 유례없는 변동성은 단순히 대외 경제 여건의 악화로만 치부하기엔 그 결이 예사롭지 않다.

월가에서 터져 나온 ‘버블 경고’의 본질은 숫자의 높낮이가 아니다.

그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한국 금융시장의 ‘가격’을 더 이상 신뢰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즉, 밸류에이션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의심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자기실현적 예언’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가격이 거품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확산된다고 가정하자.

그리 되면, 작은 충격에도 시장은 발작적으로 반응하며 투매를 부른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난 주가 폭락은 다시 “거품이 터졌다”는 확신을 강화하는 악순환의 굴레를 만든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금융위기급 변동성은 결국 이 ‘의심의 전염병’이 현실을 집어삼키고 있는 과정이다.

정부의 금융 리스크 관리 소홀

문제는 시장이 이렇게 요동칠 때 중심을 잡아줘야 할 정부의 컨트롤 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작년 정부조직법 개정 당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분리해 감독 기구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던 당초 대통령 공약을 철회했다.

금융산업 진흥의 논리가 감독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외면했다.

그리 한 채, 결국 ‘관치’의 효율성이라는 구태를 선택한 것이다.

심판이 선수 편을 들거나 경기 흥행에만 몰두하면 경기는 반드시 혼탁해진다.

금융감독 기능을 사실상 후퇴시킨 이번 정부의 조직 개편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정부는 리스크 관리보다 경기 부양에만 관심이 있다”는 불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월가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금융위기 수준으로 진단하는 배경에는, 위기를 관리해야 할 시스템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마비되었다는 냉소적인 시각이 깔려 있다.

이처럼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오는 4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한국은행 총재의 교체는 국가적 리스크 관리의 마지막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이제 깊이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와 발을 맞출 ‘코드 인사’를 앉힐 것인가, 아니면 시장의 의심을 잠재우고 무너진 방화벽을 재건할 ‘리스크 전문가’를 세울 것인가의 문제다.

차기 총재는 정부가 스스로 포기한 ‘감독의 독립성’을 통화정책의 권위로 메울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국제 시장이 수긍할 만한 실력을 갖추고, 거품론이라는 자기실현적 예언을 끊어낼 수 있는 단호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사람만이 지금의 위기론을 잠재울 수 있다.

인사가 곧 정책의 메시지이다.

그렇다면, 이번 한은 총재 인선은 정부가 금융위기론을 정면으로 돌파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거품의 붕괴를 방관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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