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AI가 돈 갚을 기업을 먼저 죽였다”… 사모대출-SaaS-AI 얽힌 ‘죽음의 나선’

2,600조 원 시장의 ‘카나리아’, 블루아울 환매 중단이 던진 3가지 경고장

3월 블랙스톤 BCRED 환매 발표,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 전이의 ‘분수령’

2026년 초,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례없는 패러독스에 빠졌다.

인류의 축복이라 여겨졌던 인공지능(AI) 혁명이 역설적으로 거대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의 뇌관을 건드린 것이다.

세계 3대 사모대출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의 환매 중단 사태는 단순한 유동성 위기가 아니다.

이를 넘어, ‘AI 거품론’이 실물 금융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실증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내 밥그릇을 뺏었다”… SaaS 기업의 몰락과 담보 가치 붕괴

불과 2년 전까지 사모대출 시장에서 소프트웨어(SaaS) 기업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였다.

구독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 덕분에 블루아울 같은 운용사들은 이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빌려주었다.

하지만 2026년 들어 Anthropic, OpenAI 등이 내놓은 강력한 ‘AI 에이전트’가 기존의 회계, 법률,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기존 SaaS 구독을 끊고 저렴한 AI 서비스로 갈아탔다.

그러면서, 블루아울의 주요 대출처였던 기업들의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소위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의 서막이다.

블랙스톤이 자사 포트폴리오 내 SaaS 업체인 메달리아(Medallia)의 가치를 액면가 대비 78% 수준으로 대폭 낮게 평가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블루아울의 ‘환매 항복’… 3,000조 시장에 번지는 뱅크런 공포

블루아울은 결국 지난 2월 19일, 주력 리테일 펀드인 ‘ODBC II’의 분기별 환매를 영구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작년 4분기에만 순자산가치(NAV)의 15.4%($5.3억)에 달하는 환매 요청이 쏟아졌다.

회사가 감당 가능한 5% 한도를 세 배 이상 초과했기 때문이다.

운용사 측은 “2021년 이사회에서 결정된 질서 있는 청산 절차”라고 해명하며 14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연기금 등에 매각해 투자자에게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은 차갑다.

장부가의 99% 이상에 팔았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바(Saba) 캐피탈 등은 이 자산들을 NAV 대비 20~35%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하며 사모대출 자산의 ‘실제 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자 돌려막기’의 한계… 2028년 만기 폭탄을 향한 카운트다운

국제금융센터와 외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사모대출 시장의 가장 큰 잠재적 위험은 PIK(Payment-in-Kind) 방식의 급증이다.

이는 이자를 현금으로 내는 대신 원금에 가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당장의 디폴트는 막아주지만 부채를 눈덩이처럼 불리는 구조다.

현재 사모대출 디폴트율은 3~5% 수준이다.

그러나, UBS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이 수치가 1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는 2028년까지 부실이 지연되다가 한꺼번에 터지는 ‘만기 폭탄’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3월 중순 ‘블랙스톤 쇼크’가 오나… 국내 금융권 긴급 점검

이제 모든 시선은 3월 중순으로 예정된 블랙스톤의 대표 펀드(BCRED) 환매 발표에 쏠려 있다.

BCRED는 약 145억 달러(한화 약 110조 원) 규모로 블루아울보다 압도적으로 크다.

여기서도 환매 제한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은 ‘신뢰의 붕괴’와 함께 장기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 사모대출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국내 대형 증권사와 연기금의 익스포저를 전수 조사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AI 섹터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에 기반해 집행된 대출이 국내 금융사의 건전성을 위협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아울 사태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혁신적 기술이 가져올 미래 가치에 취해있지 않은지?

그 기술이 파괴할 기존 자산의 가치를 간과하지 않았는가?

‘탄광 속의 카나리아’는 이미 죽어 나가고 있다.

이제는 질서 있는 후퇴를 준비해야 할 때다.

공포는 언제나 전염된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전)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전)금융산업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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