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상 보장된 ‘회원 참여권’ 무색… 하위 지침이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난도질
‘악의적 의도’ 등 모호한 잣대로 직권 삭제… 민주적 소통 체계 붕괴 우려
공법인 대한행정사회 가 운영하는 공식 소통 창구인 네이버밴드 가 회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억압하는 ‘통제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상위 규정인 정관의 취지를 무시하고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하위 지침의 위헌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관은 ‘참여’ 외치는데, 지침은 ‘탈퇴’ 위협
대한행정사회 정관 제11조는 회원이 본회의 운영에 참여할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실무 지침인 ‘대한행정사회 밴드 운영 지침’은 이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지침 제8조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용자가 정상적인 소통 활동에 방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할 경우 의결을 통해 접속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지침에 따르면 누적 5차 위반 시에는 ‘기한이 없는 접속제한’이라는 영구적 제명 조치까지 가능하다.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또한 이는 정관이 보장한 회원의 권리를 하위 지침이 사실상 박탈하는 ‘하극상 규정’이라는 지적이다.
‘명확성의 원칙’ 실종된 독소 조항들
가장 큰 문제는 이용자의 행위를 제한하는 기준이 극히 주관적이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지침 제6조는 ‘인신공격’, ‘불명확한 정보’, ‘위화감 조성’ 등을 제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위화감이고 무엇이 불명확한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
심지어 제10조 ‘직권삭제조치’는 위원회의 의결조차 거치지 않고 위원장의 승인만으로 ‘악의적인 의도’나 ‘왜곡·폄훼’라고 판단되는 글을 즉시 삭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때 갖춰야 할 ‘명확성의 원칙’을 무시한 채, 운영진의 입맛에 맞지 않는 회원의 목소리를 언제든 제거할 수 있는 ‘전천후 검열 도구’로 활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실무진의 고소 남용, 회원의 정당한 권리 행사 위축시켜
이러한 폐쇄적인 운영 기조는 실제 실무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한행정사회 김의철 차장이 정당한 취재와 질의를 이어가던 언론인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그 정점이다.
정관 제2조가 정한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회무의 투명성을 묻는 언론인의 취재 행위를 형사 처벌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특히 지침 제11조를 통해 밴드 내 활동을 윤리위원회 조사로까지 연결할 수 있게 한 대목은 회원들에게 심리적 재갈을 물리는 공포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지침 전면 개정 및 인권 침해 여부 조사해야”
법조계 관계자는 “공법인의 지침은 정관의 범위 내에서만 효력을 가지며,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법률적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며 “현재 대한행정사회의 밴드 지침은 정관을 초월해 회원의 입을 막는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대한행정사회 내부에서도 밴드가 ‘소통의 장’이라는 제정 목적(지침 제1조)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본지는 이번 김의철 차장의 고소 사건을 계기로 대한행정사회 내부에 만연한 회원 권리 침해와 위헌적 규정들에 대해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