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 충청남도-충남TP와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강화 업무협약 체결, 출처 : 기술보증기금

이중 거버넌스, 선별 능력 상실이 낳을 정책 부실 경고

기술보증기금 은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첨병이다.

기술보증기금 (KIBO)이 지금 한국 정책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과 리스크를 가장 첨예하게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첨단 산업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정책 금융의 ‘속도전’을 주문했다.

기보는 이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0월 31일 금융위원회 주재의 제12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가 개최되었다.

회의 결과 자료에 따르면, 기보(기술보증기금)를 포함한 4대 정책금융기관(산은·기은·신보·기보)이 2025년 5대 중점 전략 분야 자금 공급 목표인 138조 원을 불과 9개월 만에 138.2조 원으로 조기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AI 분야에만 10조 원 이상의 자금이 집중되는 등 양적 성과만 놓고 보면 압도적이다.

그러나 산업은행 출신 금융 전문가 등은 이러한 ‘실적 최우선주의’ 정책이 ‘묻지마 지원’으로 변질되어 기술금융의 근간을 훼손하고, 미래에 짊어져야 할 정책적 부실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기술보증기금이 안고 있는 소관 부처 이원화와 선별 능력 약화라는 구조적 딜레마가 존재한다.

본지는 현 정부의 정책금융이 양적 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주목한다.

두 개의 정부, 기술보증기금을 흔드는 이중 거버넌스의 딜레마

기술보증기금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정체성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금융위원회(금융위) 사이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기보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는 기술 기업의 육성이라는 중기부의 산업 진흥 미션에 있다.

하지만, 대규모의 공적 자금과 보증이라는 금융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금융위의 관리와 통제를 받는다.

이러한 ‘이중 거버넌스’ 구조는 부처 간 이기주의와 정책 충돌을 낳는다.

중기부는 혁신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위해 보증 한도 확대와 공격적인 지원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반면에, 금융위는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라는 대원칙 아래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며 제동을 건다.

정책금융지원협의회가 이러한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인 갈등을 봉합하는 임시 방편일 뿐, 기술금융 부실의 책임 소재를 놓고 부처 간 영향력 다툼으로 이어질 여지를 남긴다.

나아가, 기보 등 정책금융기관의 고위직에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가 임명되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 논란은 이러한 이중 구조의 폐해를 심화시킨다.

해당 부처 출신 인사가 임명될 경우, 기관장은 기보 자체의 장기적인 경영 목표보다는 친정 부처의 단기적인 자금 확대 목표를 충실히 이행하는 ‘정책 집행 대리인’ 역할에 머무르게 될 위험성이 커진다.

이는 기보가 보유해야 할 기술평가라는 고도의 전문성과 리스크 관리의 중립성을 훼손하며,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한계로 작용한다.

‘성장 잠재력’ 상실 우려: 양적 팽창에 가려진 선별 능력 논란

현 정책금융 기조의 핵심적인 한계는 ‘선별 능력의 약화’와 그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 대한 우려다.

2025년 정책 목표가 조기 달성되는 등 양적 실적은 화려하지만, 지원의 질(質)은 담보되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기업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라 신규 보증 공급이 확대되고, 만기연장 연착륙 잠정조치가 이어지면서 잠재적 부실 기업의 생명선만 이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기술보증기금이 11월 20일 서면결의로 의결한 제14차 이사회 회의록에서도 ‘추경에 따른 신규 보증공급 확대 및 만기연장 연착륙 잠정조치’가 2025년도 업무계획 변경안의 주요 내용으로 명시되었다.

이는 정책금융의 대규모 집행이 ‘성장 잠재력 있는 기업의 선별적 지원’보다는 ‘취약 기업의 생존율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방증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 박양수 원장은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수혜 기업의 생존율은 높이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저하된다는 분석이 많다”며

“이는 정책 금융 기관이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지 못한 결과이므로 선별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딜레마를 지적했다.

박 원장의 지적처럼, 선별 능력을 상실한 정책 자금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부추기고, 좀비 기업을 양산하여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내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기술 평가 기반 대출’이라는 기술보증기금의 핵심 미션이 ‘정부 정책 기반 생존 보증’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냉혹한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고위험 투자 확대와 지방 할당제의 리스크 이중고

현 정부의 정책금융은 속도전을 넘어 고위험 투자와 지역 할당이라는 이중의 리스크를 기술보증기금에 요구하고 있다.

첫째, 기보를 포함한 정책금융기관들은 보증을 넘어 직접 투자 목표를 확대하며 혁신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4개 기관이 합계로 목표한 1조 원의 직접 투자가 9월 말 기준 0.9조 원 완료되는 등 정책금융기관은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보증보다 훨씬 높은 원금 손실 위험을 기관이 직접 떠안는 행위다.

자금 집행의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기술금융의 가장 중요한 리스크 관리 기능이 약화될 단점이 있다.

이는 결국 대규모 정책적 부실(Policy Cost)로 이어져 국가 재정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부터 이어져 온 만기연장 연착륙 조치가 종료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이와 맞물릴 경우, 숨겨져 있던 부실 채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기보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정책금융 지방공급 확대목표제’는 기보에 또 다른 형태의 리스크를 전가한다.

2026년에는 전체 정책금융 공급액의 41%가 지방에 할당될 예정이다.

이는 ‘기술력’이라는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해야 할 기술보증기금의 역할에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또 하나의 비금융적 정책 목표를 강제하는 것이다.

기술성과 사업성이 미흡하더라도 지역 할당 목표를 채우기 위해 자금이 집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기술금융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장기적인 부실률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묻지마 공급’ 대신 ‘효과 검증’의 시간

기술보증기금의 사례로 본 현 정책금융은 ‘혁신 성장’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양적 팽창을 거듭하며 단기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 한계와 미래 부실 리스크를 덮어두고 정책 속도를 높이는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현 정부의 정책금융 기조가 성공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박양수 원장의 지적처럼 선별 능력을 강화하고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구조 개선과 점검이 시급하다.

첫째, 거버넌스 일원화 및 전문성 강화가 요구된다.

중기부와 금융위로 이원화된 정책금융의 관리 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기관장의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인사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최근 불거진 비선리스크가 기술보증기금 신임 이사장 선임절차에는 절대 재발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리스크 관리의 독립성 확보가 요구된다.

금융위는 정책에 대한 제동 능력을 강화하고, 기보와 신보가 무리한 정책 목표 달성 압박 대신 기술력 심사 역량을 높여 부실을 사전에 걸러내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질적 성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단기적인 ‘조기 달성’이라는 양적 지표 대신, 지원 기업의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R&D 투자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 등 기술금융의 본질적인 질적 성과 지표를 중심으로 정책을 재평가해야 한다.

정책금융은 민간이 감당하기 힘든 리스크를 국가가 떠안아 혁신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무한정의 부실을 감수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은 기술보증기금을 포함한 정책금융기관들이 쏟아낸 막대한 자금이 진정한 혁신으로 이어졌는지 냉정하게 검증할 때이다.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은 숨고르기가 필요하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전)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전)금융산업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홍보국장

One thought on “기술보증기금 138조 속도전의 그림자”
  1. Interesting take on policy finance gymnastics and governance woes in tech funding. I’m reading this as a reminder that quality over quantity matters for real growth—something we push for at Suplery through clear, data-backed supplier signals. In Suplery we offer a unified platform that streamlines product data, inventory, and orders with real-time stock updates, helping you avoid “zombie” suppliers and misaligned investments. For barbershops and salons, quicker access to authentic products and predictable delivery is essential. Consider testing Suplery’s catalog and stocktake features to tighten quality control and scale responsibly. Want to discuss how our platform can support clean supply chains?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