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전경, 출처 : 통계청

국민 빚더미 속에 숨긴 ‘착시 경제’의 경고

역대급 대외 성과 뒤에 감춰진 K-자형 파국

‘돈은 쌓이는데’ 왜 국민들은 더 가난해졌나

최근 한국 경제의 실상을 담은 두 개의 공식 통계-경상수지 흑자, 가계경제 양극화-가 극단적인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는 국가의 건재함을 선언하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지만, 가계경제 양극화는 국민들의 생계가 파탄 직전에 놓여 있음을 비극적으로 고발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5년 10월 국제수지’는 한국이 외부에서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이는 ‘수출 대국’임을 확인시켜주었다.

2025년 10월 경상수지는 68.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9월에 비해 흑자가 반토막 났다.

2025년 9월 경상수지는 134.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통계청 등이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는 그 부(富)가 국민 대다수의 삶과는 완전히 단절된 채 ‘가계 파국’을 향해 질주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현실은 경상수지 흑자 라는 화려한 외피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와 ‘가계 부채 재앙’이라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파헤칠 것을 요구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겉으로는 번영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곪아 터지고 있는 이중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상수지 흑자의 환상: 국가의 금고는 채워지고 있다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대외적으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25년 10월 경상수지는 68.1억 달러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며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강한 ‘부자 국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수치다.

이러한 막대한 흑자의 동력은 주로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등의 견고한 실적과 해외 투자 수익인 본원소득수지의 증가에서 기인한다.

특히, 본원소득수지 역시 29.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이 해외 자산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자본 소득이 강건함을 의미한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은 고액 자산가와 금융 투자 계층에게 집중된다.

겉으로만 보면, 한국은 ‘국가’라는 이름의 거대한 기업으로서 매출과 순이익을 성공적으로 늘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성공의 과실이 국가 전체로 퍼져나가는 ‘낙수 효과’가 작동을 멈췄다는 사실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창출하는 부는 마치 ‘저수지’처럼 소수의 영역에만 고여 있으며, 대다수 국민의 삶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흑자 뒤의 배신: 소득 5.9% 급락과 가계의 몰락

국가 경제의 대외 성과가 발표되던 시기,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는 국민들의 처참한 현실을 통계로 고발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소득 분배의 붕괴다.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 불균형은 ‘K자형’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가장 취약한 계층인 소득 1분위(최저 소득 20%) 가구의 2024년 연간 소득은 전년 대비 무려 5.9%나 감소했다.

반면, 최고 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5.5% 증가하며 막대한 부를 누렸다.

이 수치는 경제 성장의 혜택이 고소득층에만 집중되고, 저소득층은 생계의 기반마저 무너지는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간층인 2분위와 4분위 가구의 소득 역시 각각 4.4%와 4.0% 감소하며, 소득 감소의 그림자가 광범위한 서민과 중산층을 덮쳤음이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소득은 줄고 물가는 치솟는 상황에서, 가계 부채 부담은 국민들을 빚의 덫에 가두고 있다.

금융부채를 가진 가구 중 무려 64.3%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이는 국민 대다수가 매일 금융 압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약 4%에 가까운 가구들이 사실상 상환 불가능을 전망하며 파산의 문턱에 서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아무리 크더라도, 이러한 내부적인 가계 부실은 대규모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고통은 미래까지 잠식하고 있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51.9%가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이 세대 간 갈등과 사회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미래의 복지 위기로 전이되고 있음을 예고한다.

0.7% 대의 합계출산률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있다.

중국 공산당도 최근 출산률 급락으로 콘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착시 경제를 끝낼 구조적 대전환

한국 경제의 경상수지 흑자는 자랑스러운 수치일 수 있으나, 국민들의 삶이 무너지는 현실을 외면하는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이 두 자료가 보여주는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가계의 파산은 내수 침체를 야기하고, 결국에는 대기업의 수출 실적마저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혜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구조 개혁이 불가피하다.

첫째, 부의 분배 메커니즘을 복원해야 한다.

소득이 5.9% 급감한 1분위 등 저소득층의 근로 유인과 실질 가처분 소득을 즉각적으로 늘리기 위해 근로장려세제(EITC)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의 주요 동력인 자본 소득에 대한 과세 체계를 합리화하여 재분배 재원을 공정하게 확보해야 한다.

둘째, 가계 부채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계 가구와 부담을 느끼는 다수 가구를 대상으로 맞춤형 장기·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또는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

가계 부실을 방치하는 것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도박이나 다름없다.

이런 측면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경제는 ‘경상수지 흑자’라는 튼튼한 방패 뒤에서 안주할 때가 아니다.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쌓아 올린 흑자는 결국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는 겉모습에 속지 말고,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는 내부 구조적 문제 해결에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고통스러운 ‘정치적 결단’에 나서야 한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전)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전)금융산업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