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정책 도구화 논란과 신임 리더십의 과제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의 독립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신임 국민연금 이사장 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물론 국민연금 기금이 올해 사상 최고의 운용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25년 9월 말 기준 잠정 운용수익률 11.31%라는 눈부신 성과를 발표하였다.

이는 2024년 연간 수익률 15.00%에 이은 연속적인 쾌거이다.

이런 성과는 기금 적립금 규모를 1,36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이러한 고수익은 주로 해외주식과 국내주식 시장의 활황세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연금이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 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견고한 위상을 다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수익률 신화 속, 환율 방어의 딜레마

이러한 수익률 신화와 대조적으로, 최근 외환당국이 국민연금을 외환시장 안정화에 동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금 독립성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은 환율 안정을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하였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약 700조 원 이상)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한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를 확대하거나 한은과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통해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민연금의 최대 원칙인 ‘수익성 극대화’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크다.

국민연금은 통상 환헤지를 하지 않아 고환율 상황에서 해외 자산에 대한 환차익을 얻어 수익률을 높여왔다.

국민연금이 정부 정책적 목표를 위해 환헤지를 확대할 경우 기금의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국가 정책의 일시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정부의 개입이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문제의 핵심이다.

노후 자산인 연기금의 최우선 목표는 수익성 극대화이다.

단기적인 국가 정책 목표를 위해 국민염금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 이사장 경영성과협약과 인사의 중요성

이러한 중대한 시기에 취임하는 국민연금 이사장의 역할과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이사장의 임기 중 경영 목표를 담은 ‘이사장 경영성과협약(안)’은 이미 국민연금공단 이사회를 통과하였다.

국민연금 공단은 11월 13일 제13차 이사회(임시)를 열어 이사장 경영성과협약(안)을 심의하였다.

이 회의록 내용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ALIO)를 통해 12월 3일에 공개되었다.

협약의 내용은 신임 이사장이 주무기관의 장과 임기 중 달성할 성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협약은 이사장의 경영 철학과 방향을 반영하는 핵심 문서이다.

그러나 이사장의 경영성과 목표가 단순히 정량적인 재무 성과 목표를 넘어, 정부의 정책적 압력으로부터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수호하고,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구조적 개선 노력을 얼마나 명확하게 담아냈는지가 관건이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공단 경영 책임자로서 수백조 원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의 운용 전략과 방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 이사장이라는 자리에 어떤 인물이 임명되는가 하는 인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된다.

신임 이사장은 연기금 운용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정부의 단기적인 환율 안정화 요구를 합리적인 논리로 방어하고, 오직 기금 가입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최우선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사장이 수익성보다는 정책적 순응도를 우선하는 인물로 채워진다면, 이는 국민연금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기금의 독립성 훼손은 결국 국민의 노후 불안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이사장의 자질과 리더십은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최후의 방어선이라 할 수 있다.

독립성 보장을 위한 구조적 개혁 필요

국민연금 이사장은 현재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독립성을 지켜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이사장이라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상을 독립적인 위원회로 격상하고,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으로부터 분리하여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인 조직으로 만드는 등 구조적인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신임 국민연금 이사장은 그의 임기 동안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 자산’으로서의 본질을 지킬 수 있을지, 단기적 정책 목표와 장기적 수익성 사이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아낼지에 따라 향후 대한민국 연금 개혁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는 평가이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