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고환율 함정에 갇힌 통화정책의 딜레마 분석

2026년 통화정책, 자본 유출발 ‘환율 리스크’가 최종 결정타

성장률 상향에도 한은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 불가피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 를 동결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기사이다.

한국은행이 11월 27일 발표한 「경제전망 (2025년 11월)」과 「통화정책방향」 자료를 관통하는 핵심 기류는 ‘고환율 함정(High Exchange Rate Trap)’이라는 구조적인 위험이다.

한국은행은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1.8%로 상향 조정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정작 통화정책의 핵심인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2.50%에서 굳건히 동결하며 긴축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 경제가 긍정적인 경기 개선 신호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고환율 압력이라는 덫에 갇혀 통화정책의 운신 폭이 극도로 제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준금리 동결 이유 고환율의 기원: 5천억 달러를 향하는 구조적 자본 유출

한국 경제가 빠진 고환율 함정은 일시적인 글로벌 달러 강세에 의해서가 아닌,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전략적 자본 유출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1일 발표된「2025년 3/4분기중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투자 동향」 자료는 이러한 자본 흐름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5년 9월 말 기준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4,902.1억 달러로, 3/4분기(7~9월)에만 246.7억 달러(약 35조 원)가 폭증했다.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모든 투자 주체에서 외국 주식과 채권에 대한 순투자가 지속되었다.

이는 주요국 주가 상승 및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라는 대외적 요인과 맞물려 투자 유인이 극대화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기관들은 국내 저성장 및 낮은 기대 수익률 환경을 피해 글로벌 자산으로 향한다.

이들이 해외 자산을 매입할 때마다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는 행위가 반복된다.

이러한 대규모의 자본 유출 행위는 외환 시장에 지속적이고 거대한 달러 수요를 창출하여 원/달러 환율에 강력한 상승 압력을 가한다.

또한 대규모 자본 유출은 환율이 쉽게 하락하지 않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구조적인 배경이 된다.

이처럼 고환율에 따른 환평가 이익이 다시 해외 투자를 부추기는 순환 구조가 고환율 함정을 더욱 단단히 엮어내고 있는 것이다.

고환율 함정 속 정책 대응: ‘시간 벌기’와 기준금리 동결 통화정책의 딜레마

외환 당국은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FX Swap) 거래 한도를 확대하거나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정책 공조에 나선다.

이 외환스왑은 국민연금의 대규모 달러 수요를 시장 밖인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통해 우회적으로 조달하게 함으로써, 단기적인 환율 급등을 방어하는 데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된다.

그러나 외환스왑이 환율 급등을 막는 ‘시간 벌기’ 전략일 뿐, 기관들의 해외 투자라는 구조적 자본 유출 동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한계는 명확하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는 ‘뉴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려는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고환율 리스크가 더 이상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인 관리 대상이 되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고환율이라는 덫이 물가 안정이라는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와 직접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그 핵심 원인 중 하나로 “높아진 환율”을 명시했다.

환율 상승은 수입 원자재 가격을 밀어 올린다.

이는 국내 물가 전반에 걸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 결과는 2026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1%로 목표치(2.0%) 이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상회하고, 고환율이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라는 ‘성장 지원 카드’를 쉽게 꺼내 들 수 없다.

금리 인하는 고환율발 인플레이션 위험을 증폭시키는 행위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결국, 통화정책은 성장률 상향이라는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을 매개로 한 물가 불안정이라는 부정적 요인에 의해 강력하게 제약을 받는다.

이는 현재의 고금리-고환율 환경이 내년 통화정책의 ‘신중 모드’를 장기화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2026년 통화정책 전망: 기준금리 동결 이유…고환율 함정 탈출은 언제인가

이러한 고환율 함정 속에서 2026년 통화정책 방향은 극도의 신중함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가 동결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내년 통화정책의 운용은 환율 안정이 최우선 선행 조건이 될 것이다.

국내 물가가 2% 목표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하고, 특히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는 명확한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관들의 해외 투자 지속과 미국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고환율 압력이 해소되기 어려워 현 수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하반기 중 환율이 글로벌 달러 약세 전환, 국내 수출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안정되고 물가 목표치 수렴이 확인된다면, 비로소 제한적인 수준의 금리 인하가 검토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경제는 단기적인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자본 유출발 고환율 함정이라는 깊은 제약에 빠져있다.

이 고환율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환 당국과 한국은행의 정책 공조를 통한 충격 흡수가 필수적이다.

환율 안정이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한국은행의 ‘장기 신중론’은 불가피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환율 안정 없이는 금리 인하의 족쇄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명제가 내년 한국 경제와 금융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By 김도균 기자(dsajax0411@naver.com)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전)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전)금융산업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홍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