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8일 홍콩ELS (주가연계증권) 불완전 판매 사태와 관련하여 주요 판매 은행 5곳에 대해 총 2조 원에 달하는 과징금 을 사전 통보했다.
이 금액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공적 제재이며, 사태의 심각성과 금융당국의 강력한 처벌 의지가 대내외에 천명된 셈이다.
이번 홍콩ELS 2조 원 과징금 결정은 단순한 사후 제재를 넘어, 구조적 감독 실패와 수익 중심의 은행 영업 관행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는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 미완에 그치면서, 홍콩 ELS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금융 사고가 재연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콩ELS 2조 원 과징금의 배경: 조직적 불완전 판매의 책임
금융감독원의 이번 과징금 사전 통보는 은행들이 고위험 상품인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금소법상 핵심 의무를 위반했다는 명확한 판단에 근거한다.
제재 대상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이다.
제재 규모는 과징금 및 과태료 합산 약 2조 원 규모인데, 이는 금소법상 위반 행위로 얻은 수입의 최대 50%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위반 사항으로는 적합성 원칙 위반, 설명 의무 위반, 그리고 내부 통제 부실 등이 꼽힌다.
은행들은 투자 경험이 적거나 위험을 회피하는 고령층, 금융 취약계층에게 고위험 상품을 부당하게 권유했다.
판매은행들은 원금 손실 위험이 확정되는 녹인(Knock-In) 구조 등 상품의 핵심 위험 정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높은 수익률만을 과장했다.
더 나아가 은행 본점 차원에서 ELS 판매 실적을 직원 KPI(핵심성과지표)에 과도하게 반영하여, 무리하고 공격적인 ‘밀어내기식’ 판매 경쟁을 조장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 홍콩ELS 과징금 은 은행들이 고객에게 손실을 배상하는 자율 배상(사적 구제)과는 별개로 부과되는 행정 제재(공적 처벌)이며, 그 규모는 금융사의 공적 책임이 얼마나 중대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홍콩ELS 피해와 구제 현황: 4.6조 원 손실과 배상 과정
홍콩 ELS는 2021년 H지수 고점 시기에 집중 판매된 후, 지수 폭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안겨주었다.
손실 규모는 2024년 9월까지 원금 기준 10.4조 원의 만기 도래 계좌에서 약 4조 6,000억 원의 손실이 확정되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에게 판매된 금액만 5조 4,000억 원에 달해, 금융 취약계층의 피해가 집중되었다.
자율 배상은 금감원의 분쟁조정 기준안(배상 비율 최소 20% ~ 최대 80%)에 따라 은행들이 진행 중이다.
주요 은행들의 배상 합의액은 1조 원을 넘어섰으며, 고령자 등에게는 30~60% 수준의 배상 비율이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반복되는 금융사고, 미완의 감독 시스템
이번 ELS 사태는 DLF, 라임 사태 이후에도 한국 금융감독 체계의 구조적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금융 개혁에 소홀했다는 비판의 핵심이다.
첫째,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의 독립이 실패했다.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가 금융감독원(금감원)의 내부 조직으로 남아있어 독립된 권한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그 결과, 금소처는 금융사의 영업 진흥과 건전성 감독이라는 금감원의 주류 업무에 밀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적 규제나 강력한 검사 권한을 효과적으로 행사하지 못했다.
이는 은행의 수익 중심적 영업 문화를 사전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초래한다.
둘째, 금융정책과 감독 기능의 미분리라는 구조적 모순이 여전히 남아있다.
금융위원회(금융위)가 금융 산업 진흥(정책)과 시장 규제(감독)라는 상충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
사고 발생 시 금융위가 시장 안정과 산업 진흥을 고려하여 강력한 제재나 근본적 개혁을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 두 기능을 분리하려 했으나, 실질적인 권한 분리 없이 어설픈 절충에 그쳐 관치 금융 및 감독 책임 불분명 논란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점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금융회사가 다시 단기 실적 확보를 위해 고위험 상품을 취약 계층에게 판매할 경우 홍콩 ELS 사태는 언제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2조 원 과징금이라는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 체계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소비자를 보호할 수 없다.
금융위는 최근 금산분리를 완화해서 가상자산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고 한국은행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금융산업을 감독해야 할 금융위가 금산분리에 앞장서는 모습은 심히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은행들은 이번에 사전 통보받은 과징금 규모에 대해 다음 달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에 나설 예정이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은행권의 자본 적정성과 향후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판매 관행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쇄신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환율 시대가 등장하는 등 외환위기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역사적 교훈을 명심하고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을 반드시 분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