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시작했다. 출처 : 슬로베니아 관광청

LS전선·대한전선, 슬로베니아발 ‘듀얼 시너지’ 모색

유럽 전력 인프라 빅뱅, 중남부 유럽에 부는 새로운 기회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주요 전선 기업들이 디지털 노마드 비자 를 통한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유럽 시장 진출의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LS전선은 2023년 네덜란드 테네트(TenneT)와의 HVDC 프로젝트처럼 까다로운 서유럽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공사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전선 회사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를 포함하는 중남부 유럽과 발칸반도 국가들의 잠재적 인프라 수요에 주목하는 분위기이다.

이들 국가는 EU의 정책적 지원과 노후 인프라 교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대규모 전력망 현대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한국 기업의 첨단 기술력이 가장 필요한 시점과 맞물린다.

특히 슬로베니아가 최근 도입한 디지털 노마드 비자(DNV)는 이러한 인프라 진출 전략에 인력 운용의 유연성이라는 독특한 시너지를 제공하는 변수이다.

한국 기업들은 슬로베니아를 단순한 수주 대상국이 아닌, 기술력과 인적 자원 효율성을 결합한 유럽 남동부 시장의 거점으로 활용할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발칸반도 인프라 수요: HVDC와 특수 케이블의 시험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초고압 케이블 기술이 필요한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의 프로젝트 수행 경험은 향후 발칸반도 전체 시장으로의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우선 슬로베니아의 ELES 국제 연계선 사업은 한국 기업의 HVDC(초고압 직류 송전) 또는 초고압 AC(교류 송전) 케이블 기술력을 투입할 수 있는 기회이다.

LS전선이 네덜란드 테네트와의 HVDC 해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유럽 전력망 운영자들이 요구하는 기술적 신뢰도를 확보한 점은 이들 입찰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

또한, 크르슈코에 제2 원자력 발전소(JEK2) 건설이 확정될 경우, 발전소와 송전망을 잇는 대규모 전력 인프라 수요가 동반될 것이다.

이는 한국 기업의 GIS, 변압기 등을 포함한 토털 솔루션 능력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한다.

크로아티아는 지리적 특성상 아드리아해 다도해 지역의 해저 케이블 교체 및 노후 설비 현대화 사업이 활발하다.

이는 대한전선이나 LS전선이 강점을 가진 해저 및 특수 케이블 기술을 투입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제공한다.

아울러, 두 나라의 EU 기금 활용 철도 현대화 사업 역시 난연/내화 특수 케이블 및 광케이블 수요를 창출하여 고부가가치 시장을 형성하는 요인이다.

디지널 노마드 비자 (DNV) 시너지: 유럽 거점의 HR 리스크를 해소하다

유럽 인프라 시장 진출 시 한국 기업들이 겪는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현지 규제와 인증, 복잡한 비자 문제로 인한 핵심 인력의 파견 및 운용 비효율성이다.

슬로베니아 관광청이 주도적으로 도입한 디지털 노마드 비자 (DNV)는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DNV는 원격 근로자가 최대 1년 동안 슬로베니아에 체류하며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인프라 프로젝트의 특성상 수개월 단위로 기술 검토, 품질 관리, 시공 감독 등 전문 인력의 현지 파견이 필수적이다.

DNV는 기존의 까다로운 취업 비자 절차를 대신하여 신속하고 유연하게 핵심 인력을 운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한다.

이는 프로젝트 일정 변동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인프라 공사의 특성에 최적화된 HR 솔루션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슬로베니아의 우수한 정주 환경은 인력 파견의 매력도를 높인다.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평화 지수(GPI) 9위를 기록할 정도로 안전하다.

특히 국토가 컴팩트하여 수도 류블랴나에서 알프스나 지중해 해변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은 파견 직원들이 업무와 개인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높은 생활 만족도는 장기 해외 파견의 부담감을 줄이고, 숙련된 인력의 근속을 유도하여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슬로베니아, 중남부 유럽의 ‘복합 거점’으로 주목된다

한국 전선 기업들은 슬로베니아 시장에서 유럽의 대형 경쟁사들 대비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LS전선이 네덜란드 테네트와 같은 주요 TSO로부터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이 지역 입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슬로베니아는 대규모 인프라 수요라는 시장 기회와 함께, DNV를 통한 인력 운용의 효율성이라는 차별화된 이점을 동시에 제공한다.

한국 기업들이 슬로베니아에 프로젝트 관리 거점(Project Hub)을 설립하고 DNV를 활용한 전문 인력을 전진 배치하여 기술력과 HR 유연성이라는 ‘듀얼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경쟁이 치열한 유럽 시장에서 중남부 및 발칸반도 시장을 효과적으로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y 김도균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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