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와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의 역동적인 외교 지형
최근 중앙아시아와 캅카스 지역에서 튀르크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외교 연대 강화가 주목된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제7차 중앙아시아 국가원수 협의회는 이러한 흐름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스카이메타뉴스는 현재 튀르크 세계 외교 지형의 핵심 변화 튀르크 연대 강화라는 측면에서 조명한다.
중앙아시아 협의체, 카스피해 연안국 아제르바이잔을 포용하다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중앙아시아 국가원수 협의회는 2017년 출범 이후 역내 통합과 공동 발전을 주요 목표로 삼아왔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이다.
특히 이번 타슈켄트 회의는 협의체의 외연을 넓히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타슈켄트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이다.
카스피해 서안에 위치한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이 만장일치로 협의회의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되었다.
이 튀르크 협의체는 중앙아시아의 지역적 경계를 넘어 남캅카스 지역까지 그 영향권을 확대하게 되었다.
이는 튀르크계 국가 간의 민족적,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에너지 및 운송 분야에서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회원국들은 ‘중앙아시아 공동 투자 공간’ 창설 논의와 ‘산업 협력 실행 계획’ 승인 등을 통해 역내 경제 통합을 가속화하고 공동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튀르키예 주도의 ‘범튀르크 연대’ 플랫폼, OTS
아제르바이잔의 중앙아시아 협의체 합류는 지리적 연대를 강화하는 조치다.
반면,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한 튀르크어권 국가 기구(Organization of Turkic States, OTS)는 범튀르크 연대를 추구하는 상위의 협력 플랫폼이다.
OTS는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튀르크계 국가들이 참여하며, 문화적 연대를 넘어 경제, 안보, 외교 등 전 분야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튀르키예는 OTS를 핵심적인 수단으로 활용하여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러시아나 중국 외의 제3의 외교·경제 파트너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협의회가 지역 내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반면, OTS는 튀르크 세계 전체의 통합과 연대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두 협력체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한국에 미치는 지정학적 의미: ‘미들 코리더’의 부각
이러한 튀르크 연대 강화는 글로벌 경제와 한국의 외교에도 중요한 지정학적 의미를 던진다.
그 핵심에는 ‘미들 코리더(Middle Corridor)’의 전략적 가치 상승이 있다.
미들 코리더는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카스피해를 건너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를 통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주요 복합 운송로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기존의 북방 운송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들 코리더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아제르바이잔이 중앙아시아 협의체에 정식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카스피해를 둘러싼 이 운송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은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과 신흥 시장에 접근하고, 나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물류 대안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 튀르크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중앙아시아 국가원수 협의회의 결과는 튀르크 세계가 민족적 동질성과 지정학적 공통의 이익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통합과 성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은 이 역동적인 외교 지형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전략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앙아시아의 신흥 시장에 접근하고,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물류 대안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 튀르크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