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5년 9월 통화 및 유동성 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중 유동성 급증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통화 지표가 일제히 증가한 가운데, 특히 유동성이 높은 단기 자금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졌고, 기업과 가계 모두 자금 보유를 늘린 점이 특징이다.
이 데이터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유동성 증가세 확대
2025년 9월의 모든 통화 및 유동성 지표는 전월 대비 증가했다.
광의통화인 M2(평잔, 계절조정계열 기준)는 전월 대비 0.7% 증가했으며, M2의 전년 동월 대비(원계열 기준) 증가율은 8.5%로, 전월(+8.1%)보다 증가율이 상승했다.
이는 시중의 유동성 공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그 확장세가 전월보다 다소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가장 유동성이 높은 협의통화인 M1(평잔, 계절조정계열 기준)은 전월 대비 1.4%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7.4%로 전월(7.3%)보다 소폭 상승했다.
단기성 자금(M1) 쏠림 현상 심화
M1의 증가율(1.4%)이 M2 증가율(0.7%)보다 두 배 높게 나타나, 단기 자금 선호가 강함을 보여준다.
M2 증가의 주요 요인을 금융상품별로 살펴보면, 유동성이 높은 항목인 요구불예금(+9.5조원),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6.8조원), 수익증권(+5.7조원) 등의 증가가 컸다.
이는 경제 주체들이 자금을 장기 상품에 묶어두기보다 언제든 인출하여 사용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보유하려는 경향, 즉 유동성이 높은 단기 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주도의 자금 보유 확대
M2 증가를 이끈 주체는 기업이었다.
경제 주체별 M2 보유 현황을 보면, 기업의 M2 보유는 전월 대비 +10.3조원 증가하여 가장 큰 폭의 유동성 확보를 보였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역시 +8.9조원 증가하며 유동성을 늘렸다.
이는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거나 향후 투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대기성 자금을 축적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가계 역시 단기 유동성 확보를 통해 소비나 투자 여력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타부문(+6.9조원)과 기타금융기관(+1.8조원) 역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11월 금통위는?
M2 증가세 확대와 M1 쏠림 현상은 현재 금융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충분하며 잠재적인 물가 리스크가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만약 금통위가 현재 시점의 물가 및 금융 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이 유동성 지표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결정의 근거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경기 둔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다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