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68억 달러 증액의 안도감, 그러나 구조적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5년 10월말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월 외환보유액 은 4,288.2억 달러를 기록했다.

10월 외환보유액은 전월말(4,220.2억 달러) 대비 68.0억 달러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는 주로 운용수익 증가와 외화 외평채 신규 발행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의 대외 지급 능력이 단기적으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일시적인 안도감을 주었다.

그러나 표면적인 양적 안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책적으로 결정된 대규모 외화 유출 압력과 미국 재무부의 환율 감시 강화라는 중장기적인 구조적 위험이 잠재되어 있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의 외환스와프 한도가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되면서, 외환보유액의 질적 안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025년 9월말 기준으로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으나, 향후 몇 년간 예상되는 대규모 외화 수요를 고려할 때, 정부의 신중하고 투명한 외환 관리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2025년 10월 외환보유액 구성과 운용 기조 분석

2025년 10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4,288.2억 달러는 안정성과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국은행의 운용 방침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자산별 구성을 살펴보면,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이 3,779.6억 달러로 88.1%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월 외환보유액 중 유가증권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 예치금은 259.4억 달러로 6.0%를, SDR은 157.1억 달러로 3.7%를, 금은 47.9억 달러로 1.1%를, 그리고 IMF포지션은 44.1억 달러로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외환보유액 증가를 주도한 것은 예치금이었다.

예치금은 전월 대비 74.0억 달러 급증했으며, 이는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자금 집행을 위해 대기하는 성격의 자금이 늘어났음을 시사한다.

반면, 유가증권은 4.6억 달러 소폭 감소했으며, 금 보유액은 47.9억 달러로 2021년말 이후 변동 없이 1.1%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의 낮은 유동성과 보관 비용을 이유로 들며, 외환 위기 시 즉각적인 사용이 용이한 고금리 국채 중심의 운용을 선호한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금 보유 비중을 늘릴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표면적 안정의 이면: 중장기적 외화 유출 압력과 스와프 리스크

10월 외환보유액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외환 당국이 대내외적으로 관리해야 할 구조적인 외화 유출 리스크는 가중되고 있다.

첫 번째로, 한은-국민연금 외환스와프 한도의 확대가 있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안정과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스와프 한도를 지속적으로 늘려왔으며, 최근에는 650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합의되었다.

이 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직접 사지 않고 한은의 외환보유액을 통해 직접 공급받는 방식으로, 외환시장 내 대규모 달러 매수 수요를 흡수하여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정책적 목적이 크다.

스와프 계약에 따라 달러가 국민연금에 공급되는 기간 동안에는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만기 시 전액 환원된다는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대규모 스와프가 지속될 경우 외환보유액의 가용성에 대한 대외적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두 번째는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연간 200억 달러 외화 유출 우려다.

한미 관세협상 결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미 투자 중 연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현금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연간 200억 달러 규모는 10월말 외환보유액 대비 약 4.66%에 달하는 규모로, 외환당국은 자체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200억 달러는 외환보유액을 허물어야 하는 수준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며, 대규모 유출이 외환보유액의 국제 순위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외적 리스크: 미국의 감시와 환율 압박

한국의 외환 정책은 미국의 환율 보고서라는 강력한 대외 감시의 틀 안에 놓여 있으며, 10월 외환보유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압박은 여전하다.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150억 달러 초과)와 경상 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라는 두 가지 기준에 해당하여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서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차 지정되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미 재무부가 환율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 한도가 650억 달러로 확대된 사실을 이례적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를 “숨겨진 시장 개입”일 가능성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다.

이는 연기금을 활용한 외화 조달 행위가 간접적인 환율 조정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된다.

미국은 환율에 의도적으로 개입하는 국가에 대해 관세로 보복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명시한 상황이다.

다행히 2025년 하반기 한미 간 환율 정책 협의를 통해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 단기적인 최악의 위험은 해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당국은 미국의 감시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 절상 압박”과 “환율 안정”이라는 상반된 목표 사이에서 신중하고 투명한 외환 정책 운용을 지속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양적 관리에서 질적 관리로의 전환 요구

10월 외환보유액 증가는 단기적인 안정성을 시사하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연간 200억 달러의 구조적 외화 유출 부담과 650억 달러 규모의 외환스와프 운용은 외환보유액의 질적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외환당국은 미국의 감시와 대규모 외화 수요에 대응하여, 외환보유액의 투명성과 가용성을 국제 기준에 맞게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국민연금 스와프를 문제 삼는 상황에서, 시장 개입의 투명성을 높이고, 위기 시 사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다.

10월의 양적 증가는 잠시 멈춰 섰던 위험 논의를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정부는 중장기적인 대외 건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By 김도균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One thought on “10월 외환보유액 4,288억 달러…68억 달러 증가”
  1. 우리나라의 10월 외환보유액 은 4,288.2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월말(4,220.2억 달러) 대비 68.0억 달러 증가했다.
    그런데 오늘 환율은 1448원으로 상승했는데 왜 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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