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분리 가속화와 대한전선의 부상
호반그룹 사법리스크 가 대한전선 호실적 발표에도 그룹의 평판에 시름을 안기고 있다.
창업주 김상열 회장에서 2세대로의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호반그룹 사법리스크 문제가 발생했다.
장남 김대헌 사장이 호반건설을 중심으로 한 그룹의 주축을 담당하고, 차남 김민성 전무가 대한전선을 핵심으로 하는 HB호반그룹의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삼남매 분할 경영’ 구도가 세워진다.
그러나 이 과정은 편법 승계 논란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호반그룹은 현재 사법 리스크를 관리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입증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호반그룹 사법리스크 : 편법 승계 논란과 법적 쟁점
호반그룹 승계의 핵심 논란은 김상열 회장이 알짜 공공택지를 자녀 소유 회사에 무상으로 넘기거나 일감을 몰아주면서 회사를 키워 증여세를 최소화했다는 의혹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행위에 대해 부당 내부거래로 규정하고 호반건설 등 계열사에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재 김상열 회장과 김대헌 사장에 대해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한 고발이 접수되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등 사법적인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사법 리스크는 그룹의 경영 투명성과 도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그룹 전체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호반그룹은 사법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실상의 계열 분리 수순을 밟으며 각자 독립적인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전선 3분기 실적: 호반그룹 사법리스크 상쇄할 핵심 성장 동력
이러한 전략의 핵심 동력은 차남 김민성 전무가 이끄는 HB호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전선이다.
호반그룹에 인수된 이후 재무 구조가 2021년 266%였던 부채비율이 현재 90%대로 개선되는 등 안정화되면서, 대한전선은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과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2025년 3분기 실적으로 명확히 드러났다.
대한전선은 30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550억 원, 영업이익 295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8.5%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3분기 누계 매출은 2조 6,268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미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수주 잔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분기에만 안마 해상풍력 프로젝트(1,816억 원), 싱가포르 400kV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1,098억 원), 카타르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2건(총 2,200억 원) 등 국내외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9,130억 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이로 인해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조 4,1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호반그룹 인수 당시인 2021년 말의 1조 655억 원보다 3배 이상 확대된 규모로, 초고압 전력망과 해저케이블 등 고수익 주요 제품군의 수주 확대가 성과를 견인했다.
이러한 강력한 실적을 바탕으로 대한전선은 해저 시공 턴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전문 시공 법인을 인수했고, 국내 최고 높이(187m)의 VCV 시스템을 갖춘 해저케이블 2공장 착공식을 가지는 등 HVDC 및 해저케이블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남아공 투자, 아프리카 시장 선점 전략
대한전선의 성장은 구체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핵심 거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대한전선은 남아공 현지 생산 법인 엠텍(M-TEC)에 최첨단 설비를 도입하고 공장 확장 준공식을 개최해 생산 능력을 2배 이상 확대했다.
남아공 정부가 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는 시기에 맞춰,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고 중장기적으로 케이블뿐 아니라 전차선, 가공선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아프리카 인프라 사업의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호반그룹은 사법 리스크라는 무거운 짐을 진 채, 대한전선의 비약적인 글로벌 성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차남 김민성 전무가 주도하는 HB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의 사상 최대 실적과 글로벌 인프라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성공적으로 높인다면, 그룹은 건설업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분할 경영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미래는 사법 리스크의 해소와 함께, 대한전선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성과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