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2025년 3분기에 뚜렷한 활력을 되찾으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행은 오늘(10월 28일) 발표한 ‘2025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자료를 통해, 해당 3분기 실질 GDP가 직전 분기 대비 1.2% 성장했다고 밝혔다.
3분기 GDP 1.2% 성장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이자, 경기 회복세가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첨단 기술과 소비심리 회복이 만든 ‘쌍끌이 성장’
이번 3분기 성장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수출과 민간 소비가 동시에 강력하게 반등했다는 점이다. 지출 측면에서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필두로 1.5% 증가하며 굳건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에 힘입어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다시 활력을 얻는 배경이다.
이는 단순한 물량 증가를 넘어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질적 성장을 뜻한다.
수출의 호조는 곧 설비투자로 이어졌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2.4%나 급증했는데, 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공격적인 캐파(Capacity) 확대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2023년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불확실성 속에서 움츠렸던 기업들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동시에, 내수도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했다.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 통신기기)와 서비스(음식점, 의료)가 모두 증가하며 1.3%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고물가 압력이 점진적으로 풀리고, 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론이 퍼지면서 그동안 위축되었던 가계의 소비심리가 상당 부분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보복 소비 심리가 고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일상 회복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빛과 그림자: GDI와의 괴리, 정책 당국의 딜레마
견고한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경제 지표의 이면에는 향후 정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바로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쳐, 실질 GDP 성장률(1.2%)을 0.5%p 밑돌았다는 점이다.
GDP가 국내에서 생산된 총 부가가치를 의미한다면, GDI는 교역조건 변화까지 반영한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
GDI가 GDP보다 낮다는 것은, 수출 물량은 늘었지만 수입 가격 대비 수출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교역조건 악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생산 활동을 통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즉, 겉으로는 경제 규모가 커졌으나, 국민들이 해외에서 물건을 사 올 수 있는 주머니 사정은 성장세만큼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고환율, 국제 에너지 및 원자재 시장의 불안정성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앞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의 정책적 대응에 있어 주요한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강력한 성장세는 한국은행에게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기준금리에 미칠 영향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웃도는 경제 성장이 계속될 경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는 별개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한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되거나, 최소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본지는 21일 ’10월 금통위, ‘동결’ 굳히기… 11월 인하?’기사를 통해 금통위가 10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10월 23일에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동결한다고 결정했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환율이 1400원대에서 상승하며 이번처럼 3분기 GDP 1.2% 로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한국은행 금통위는 11월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2025년 하반기 통화정책 운용은 이처럼 ‘강한 성장’과 ‘불안정한 구매력(GDI)’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신호 속에서 균형점을 찾는 고차 방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통화정책과 정부 재정정책이 조화를 이루기를 바란다.

한국 경제가 2025년 3분기에 뚜렷한 활력을 되찾은 것일까요 ?
조금 성급한 워딩으로 비춰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