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재점화되고,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고율 관세라는 수익성 직격탄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정의선 체제의 리더십은 인정 된다.

그러나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그룹의 2가지 이중 과제를 극복해야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의선 체제의 아킬레스건: 지배구조와 승계 자금

정의선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룹의 만성적인 지배구조 리스크는 여전히 투자 판단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다.

현대차 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 →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 구조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정 회장은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매우 낮다는 점이며,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고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데 최소 6조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리스크

정 회장은 이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활용하려 했으나, 핵심 계열사들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정 회장이 지분을 다수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원래 기업공개(IPO)를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할 핵심 통로였지만, 잇따른 대형 안전사고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악화에 따른 우발 채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IPO 재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이는 정 회장의 현금 확보 계획에 ‘빨간불’을 켠 셈이다.

또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건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설계까지 변경되면서 수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그룹 차원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 계획의 우선순위를 흔들 수 있다.

수익성 잠식하는 관세 폭풍: 미국發 유럽行 이중고

그룹 내부의 리스크가 가중되는 가운데, 외부에서는 관세라는 초대형 악재가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완성차 부문과 핵심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들이닥친 무역 장벽으로 인해 수조 원대의 비용 부담에 노출되었다.

먼저 완성차 부문을 살펴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며 현실화된 미국의 한국산 완성차 25% 고율 관세는 그룹의 수익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HMGMA) 건설을 서둘러 현지 생산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생산 현지화’ 전략으로 관세 폭탄을 회피하려 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막대한 투자 비용을 수반해야 한다.

그룹 내 철강을 담당하는 현대제철은 유럽발 이중고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대폭 축소하고, 초과 물량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2026년 본격 시행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고로 기반인 현대제철에 수조 원대의 탄소세 부담과 함께 저탄소 생산 체제 전환이라는 막대한 투자 숙제를 안기고 있다.

투자자를 위한 결론: 리스크 관리와 장기적 비전의 균형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고급화와 전기차(EV) 전환이라는 두 축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현재 ‘지배구조’와 ‘관세’라는 두 거대한 리스크가 그룹의 미래를 가로막는 시험대로 등장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실적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전동화·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에 대한 24조 원대 투자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불가피한 전략임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정의선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 자금 마련 과정은 투자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다.

그룹 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우발 채무를 어떻게 처리하고,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어떤 시장 친화적인 방안을 제시할지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과 그룹 밸류에이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By 김도균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One thought on “정의선 체제, ‘승계 문제’와 ‘관세 폭탄’ 이중고”
  1. 현대차가 ‘지배구조’와 ‘관세’라는 두 거대한 리스크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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