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선, 친미 트럼프 노선 선회… 노벨상 마차도와 중남미 ‘反독재 전선’ 구축 가속화

19일(현지시간), 볼리비아에서 중도 우파 로드리고 파스 후보와 우파 호르헤 키로가 후보가 맞붙은 가운데 대통령 결선 투표가 진행되었다.

남미 심장부 볼리비아에서 20년간 지속된 좌파 ‘사회주의운동(MAS)’의 장기집권 시대가 막을 내리고 우파 정권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이번 볼리비아의 우파 정권 교체는 반미(反美) 노선의 ‘좌파 삼각축’이었던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고립 속으로 밀어 넣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볼리비아 신정부는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여사 등 우파 야권에 강력한 연대 의사를 표명하며 ‘반독재 공동전선’ 구축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볼리비아, ‘경제 절벽’에 직면… 친시장·친미 노선으로 급선회

볼리비아 대선에서 우파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이 국가는 과거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루이스 아르세 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던 반서방(反西方) 외교 기조에서 완전히 벗어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새 정부는 당면한 외환(外換) 부족 및 극심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서방의 구제금융과 미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친시장 개방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새로 당선된 우파 지도자는 “이념이 아닌 실리(實利)를 추구하는 경제 외교”를 표방하고 있으나, 실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신우파 진영과의 이념적 연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중남미 지역의 마약 퇴치와 ‘반(反)사회주의’ 전선 강화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볼리비아의 우파 정권은 미국의 든든한 전략적 동맹을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벨상 수상자 마차도, 중남미 反마두로 연대의 구심점으로

볼리비아의 외교적 방향 전환은 이웃 나라 베네수엘라의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에게는 치명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여사는 최근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민주 진영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다.

마차도 여사는 마두로 정권에 의해 부당하게 피선거권을 박탈당했음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지원을 촉구하는 ‘반(反)독재 전선’의 상징이 되었다.

볼리비아 우파 정권은 과거 좌파 정권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과 맺었던 ‘좌파 동맹’을 청산하고, 마차도 여사의 민주화 투쟁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베네수엘라 독재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는 국제적인 연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 등 남미의 새로운 우파 리더들과 함께 ‘反마두로 블록’을 형성,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고립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 재조정 불가피… 핵심 자원 외교의 격랑 예고

좌파 정권 시절 중국은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 등 핵심 자원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며 최대 경제 파트너로 군림해왔다.

볼리비아의 우파 정권은 당장 중국과의 모든 경제 관계를 청산하기는 어렵겠지만, 미국과의 동맹 복원과 투명성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중국과의 기존 계약 및 투자 조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남미 심장부에 위치한 볼리비아가 친중(親中) 노선에서 친미(親美) 노선으로 급격히 선회하는 전략적 전환을 의미하며,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중남미 지역이 ‘이념 전쟁’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은 남미의 이념적 동반자였던 볼리비아마저 잃게 되면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신세가 되었다는 평가다.

By 김도균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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