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즈 프린스 그룹 회장, 출처 : 프린스 그룹

펜타닐의 광풍부터 인신매매 네트워크까지… 초국가적 조직범죄(TCOs)의 냉혹한 실체와 국가 권력의 딜레마

2025년 가을, 국제 사회는 전통적 지정학적 위협의 저변에서 꿈틀대는 ‘초국가적 조직범죄(TCOs)’라는 새로운 형태의 암흑 세력의 발호에 직면했다.

특히 캄보디아를 주 무대로 삼아 합법적인 기업체로 위장했던 ‘프린스 그룹’의 충격적인 실체가 드러났다.

프린스 그룹의 천문학적인 재력과 국경을 초월한 범죄 네트워크가 전 지구적 안보 질서를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음이 여실히 증명됐다.

최근 미국과 영국 정부가 프린스 그룹에 대해 단행한 ‘초국가적 범죄 조직’ 지정 및 15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암호화폐 자산 압류 조치는, 이들 범죄 조직이 이제 일개 폭력배 집단이 아닌 ‘범죄 기업(Crime Inc.)’으로 승격했음을 시사한다.

암의 기업가 정신: TCOs의 새로운 경영 모델

과거 시칠리아의 마피아가 ‘가족(Family)’ 중심의 엄격한 규율과 폭력을 통해 지역 사회를 장악했다면, 현대의 TCOs는 ‘효율성’과 ‘수익 극대화’를 지상 목표로 삼는 냉철한 기업의 모습을 띤다.

동남아시아, 그중에서도 법 집행력이 취약한 캄보디아에 뿌리내린 프린스 그룹의 범죄 모델은 21세기 TCOs의 전형으로 꼽힌다.

이들은 금융,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등 ‘빛의 사업’을 영위하며 권력층과 유착하는 동시에, 그 이면에선 대규모 ‘사기 센터’를 운영해 왔다.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전 세계 인력을 유인한 뒤, 이들을 인신매매하여 감금하고 노동을 착취했다.

이들은 이른바 ‘돼지 도살(Pig Butchering)’ 스캠을 통해 피해자들의 전 재산을 갈취했으며, 이는 디지털 사기와 반인륜적 인신매매가 결합된 극악무도한 범죄 방식이다.

한편, 남미의 마약 카르텔, 특히 멕시코의 시날로아 및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은 막대한 자본력으로 군용 무기를 확보하여 일개 테러 조직을 능가하는 준군사력을 보유한다.

이들은 코카인에서 치사율 높은 합성 마약 펜타닐로 사업 영역을 전환하며 생산과 유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이는 북미 지역의 보건 및 안보 위협을 극단으로 몰아넣는 ‘마약 대참사(Opioid Crisis)’의 주범이 됐다.

이들의 무력은 국가 공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림자 속 권력: 국가 시스템의 부패와 침식

TCOs의 진정한 힘은 무력이 아닌 부패와 금융 시스템 침투에서 나온다.

막대한 검은 돈은 TCOs가 정계, 관계, 사법부를 매수하는 주요 도구가 된다.

캄보디아와 같은 지역에서는 특정 경제 특구나 카지노 단지가 사실상 조직의 사유지처럼 운영되며 공권력의 개입이 차단되는 현상이 빈번하다.

이는 주권 국가의 기능을 내부에서부터 심각하게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암호화폐와 탈중앙 금융(DeFi) 시스템은 범죄 수익의 세탁을 전례 없이 쉽고 빠르게 만들었다.

이들은 복잡한 페이퍼 컴퍼니와 금융 구조를 이용해 수백억 달러를 ‘합법적 자금’으로 둔갑시키며 글로벌 경제를 병들게 한다.

미래의 망령: AI 시대의 범죄 진화 양상

전문가들은 TCOs가 앞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인지적 공격(Cognitive Attack)’과 지정학적 취약점 악용을 통해 한층 더 교활하게 진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정교한 사기, AI 기반의 범죄 타겟팅 및 자금 세탁 경로 최적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범죄의 주체는 더욱 비가시적(Invisible)해지고, 대규모 스캠이 자동화되는 미래가 예고된다.

동남아시아에 대한 국제적 단속이 강화될 경우, 이들은 아프리카나 태평양 도서 국가 등 통제력이 약한 신흥 시장으로 거점을 옮길 것이다.

이곳에서 TCOs는 디지털 기술과 인신매매를 결합한 ‘노예 경제’를 공고히 하여, 자국민의 안녕을 방치하는 취약국가의 틈을 노릴 것이다.

나아가 북한과 같은 국가 후원 해커 조직이 전례 없이 대담하고 규모가 큰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사이버 안보와 금융 안정을 동시에 위협하는 국가 차원의 범죄 무기화 시나리오를 현실화시킬 것이다.

TCOs는 이미 국경과 기술의 장벽을 허물고 인류 문명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이들 ‘암흑의 기업’에 대한 대응 전략을 국가 안보 수준으로 격상하고, 부패 척결 및 금융 공조를 통해 이들의 생명줄인 재정적 동맥을 차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이다.

By 김도균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One thought on “프린스 그룹, ‘기업’을 가장한 글로벌 암흑제국”
  1. 국제 사회는 이들 ‘암흑의 기업’에 대한 대응 전략을 국가 안보 수준으로 격상하고, 정계, 관계, 사법부의 부패 정치인 관료들을 발본색원하여
    동일 범죄의 재발방지에 진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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