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기자
100조원 규모 북남고속철도 사업, 한국 ‘팀코리아’ 수주 경쟁 가속화
베트남의 철도 인프라가 대대적인 변혁을 예고하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대규모 수주 기회가 열리고 있다. 현재 베트남의 철도는 대부분 노후화된 1,000mm 협궤로 구성되어 수송 경쟁력이 낮은 상태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총 연장 1,541km에 달하는 북남고속철도(하노이-호치민) 건설을 포함한 국가 철도망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고속철도 사업은 총사업비가 약 100조 원(670억 달러)에 달하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로, 2027년 착공, 203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이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팀코리아’ 전략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과 현대로템,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 중국, 프랑스 등 경쟁국들과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철도 기술력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차량 공급, 신호/통신 시스템 구축, 운영·유지보수, 전문인력 양성까지 포함하는 패키지형 협력 모델을 제안하며 베트남 정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수출입은행 KSP 성과, 한국 기업 진출의 교두보 역할
한국수출입은행도 한국 기업의 베트남 철도 사업 진출을 지원하며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호치민시 도시철도관리위원회와 도시철도 건설 법 체계 수립을 위한 KSP(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 최종 보고회를 지난 달 30일 개최했다. 이 사업은 호치민시 도시철도 10개 노선 개발에 필요한 법률, 규정, 투자 유치 전략 등을 자문한 것으로, 한국의 선진 제도 경험을 베트남에 전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출입은행은 이 KSP 사업이 향후 북남고속철도 등 대규모 후속 사업 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도적 협력을 통해 베트남과의 교통 인프라 분야 파트너십을 심화하고, 한국 기업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도록 금융 및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철도 시장은 기존의 낙후된 인프라를 일거에 현대화하려는 거대한 수요를 가지고 있어, 한국의 기술력과 금융 지원 능력이 결합된다면 대규모 수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투자 종목은?
베트남 철도사업은 주식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는 철도 차량 제조를 담당하는 현대로템, 대형 건설 및 EPC 역량을 갖춘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의 건설사들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사업 초기 단계인 타당성 조사와 설계를 담당하는 도화엔지니어링, 유신 등 엔지니어링 기업들 역시 수주 기대감을 안고 있다. 다만, 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수주 경쟁이 치열하고 사업 기간이 길며 정치적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