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말 외환보유액 4,046.7억달러… 전월 대비 49.9억달러 감소
한국은행이 8일 2025년 4월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46.7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직전 달인 3월 말 대비 49.9억 달러 감소한 수치이다.
이로 인해 대외 건전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지만, 한국은행은 이번 감소세가 일시적인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감소의 배경과 일시적 요인 분석
한국은행은 이번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요 원인을 두 가지로 지목했다.
첫째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거래에 따른 일시적인 감소이다.
외환스왑거래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에 필요한 외화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며, 계약 기간 중에는 외환보유액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만기 시 자금이 한국은행으로 환원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외환보유액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둘째는 분기말 효과 소멸에 따른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의 감소이다.
분기 말에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외화예수금이 4월에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면서 외환보유액 전체 규모를 감소시킨 요인이다.
이처럼 단기적이고 변동성이 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수치상 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외환보유액 감소의 원인…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왑 거래
외환당국(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FX Swap) 거래 한도를 확대하고 기한을 연장했다.
이는 국내 외환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관련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외환스왑 거래는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 매입 등에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대신, 외환당국으로부터 조달하고 만기일에 다시 당국에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거래를 통해 국민연금이 대규모 달러를 시장에서 한꺼번에 매입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해외 투자에 수반되는 환위험을 헤지(Hedge)하고 외화자금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이 협력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2022년 9월 100억 달러 규모로 처음 합의한 이후, 2023년 4월 350억 달러로, 2024년 6월에는 500억 달러로 한도를 증액했다.
최근 합의에 따라,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외환스왑 거래 한도를 650억 달러까지 늘리고, 거래 기한을 2025년 말까지 연장했다.
외환당국은 스왑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의 협력 강화는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보유액의 안정적인 구성과 국제적 위상
외환보유액의 세부 구성을 살펴보면 그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외환보유액 중 유가증권이 3,565.0억 달러로 88.1%라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가증권은 주로 선진국 국채, 정부기관채, 우량 회사채 등으로 구성되며, 이는 외환보유액이 높은 유동성과 안전성을 갖도록 관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 외에는 예치금 5.7%, IMF SDR(특별인출권) 3.9%, 금 1.2%, IMF 포지션 1.1%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2025년 3월 말 기준으로 집계된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에서 한국은 10위의 자리를 견고히 지켰다.
중국(32,407억 달러), 일본(12,725억 달러)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대만(5,780억 달러)이나 독일(4,355억 달러) 등 주요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대외 지불 능력과 금융 안정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이다.
이번 발표는 일시적인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외 건전성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며,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투자자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모 팀장은 “외환보유액이 감소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숫자는 아니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등으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소폭감소했을 뿐이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