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세대별 진화, 출처 : SK텔레콤

실적회복이 해킹 면죄부 될까

SK텔레콤 이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30주년을 맞이하며 ‘AI 고속도로’ 구축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지만 현실은 2,700만 명 규모의 해킹 사고에 따른 법적 분쟁과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라는 늪에 빠져 있다.

1996년 디지털 이동통신 시대를 열며 국가 경제 성장의 초석을 놓았던 과거의 영광이 무색하다.

현재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둘러싼 정부와의 소송과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이 겹치며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과징금 1,300억’ 불복 소송… 소비자 신뢰는 뒷전?

SK텔레콤은 지난 1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약 1,347억 원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유심(USIM) 정보 해킹으로 인한 대규모 유출 사고에 대해 사측은 보안 강화 노력이 반영되지 않은 과도한 처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난달 26일, 유심 해킹 피해자 9,160여 명은 인당 50만 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며 본격적인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돌입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올해를 ‘신뢰 회복의 해’로 선포하고 유심 무상 교체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사고 발생 초기 대응 미숙과 천문학적 과징금을 피하려는 소송전이 이어지며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 “실적은 정상화, 주주 환원 기대감은 상승”

사법 리스크와는 별개로 자본시장의 시선은 SK텔레콤의 이익 회복세에 쏠려 있다.

9일 발표된 증권가 리포트들은 SK텔레콤이 해킹 여파를 털고 실적 정상화 구간에 진입했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에셋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8일 리포트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 등 실적 정상화 구간에 진입했다”며 목표주가를 9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 역시 9일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5,34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07,000원까지 높여 잡았다.

이들 연구원은 공통적으로 마케팅 비용의 안정화와 5G 가입자 기반의 견조한 이익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주주환원 규모에서 KT에 밀려 시가총액 1위를 내줬던 굴욕을 씻고, 올해는 배당 정상화를 통해 통신 대장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고속도로’ 가기 전 넘어야 할 산

SK텔레콤은 9일 지난 30년간 IT 수출액이 6.4배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며, 향후 30년은 ‘AI 고속도로’를 통해 대한민국 ICT 경쟁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적 비전보다 시급한 것은 ‘보안과 품질’이라는 기본값의 증명이라고 지적한다.

2,300억 원에 달하는 누적 과징금과 반복되는 B tv 접속 장애 등은 SK텔레콤이 1위 사업자로서의 책임감을 잃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결국 SK텔레콤의 2026년은 증권가 리포트가 예견한 대로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배당 잔치를 벌이는 한 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유심 해킹으로 인한 법적 책임과 고객 이탈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한 해가 될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기술적 신화 뒤에 가려진 고객 개인정보 보호라는 구멍을 메우지 못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AI 시대의 주도권 역시 사상누각에 그칠 우려가 크다.

By 김 훈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산업 전문 기자 tey86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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