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 위반에 따른 무효 가능성
법정 단체인 대한행정사회 가 2월 27일 정기 총회에서 진행한 모두싸인 위임장 의결 방식을 두고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특히 대리투표를 위해 제출된 위임장이 정관에 근거가 없는 ‘전자적 사인’ 방식으로 처리되었다.
이에 해당 의결의 법적 효력을 둘러싼 정당성 시비가 가열되고 있다.
■ 정관은 ‘전자투표’와 ‘위임장’ 엄격히 구분
대한행정사회 정관(2024.01.22. 전부개정)’ 제19조를 살펴보자.
이에 따르면, 의결권 행사는 현장투표와 대리투표, 서면투표, 전자투표 방식을 결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중 논란의 핵심인 대리투표는 제19조 제3항에 따라 ‘위임장에 의한 투표’로 명시되어 있다.
정관 제19조 제5항에서 ‘전자적 방식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원칙으로 규정하고는 있다.
그러나,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것이 곧 ‘위임장’의 전자화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전자투표는 본인이 직접 인증을 거쳐 시스템상에서 표를 던지는 행위이다.
반면에, 대리투표는 타인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행위이므로 대리권을 증명하는 ‘위임장’의 진정성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서면 위임장’ 원칙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 비판
현행 정관상 위임장의 형식에 대해 별도의 전자적 허용 규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화면에 사인을 하는 방식의 전자 위임장을 수용한 것은 명백한 절차적 하자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관 제19조 제3항이 규정한 ‘위임장’은 특별한 예외 조항이 없는 한 물리적인 서면 문서와 인감(또는 서명) 날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법적 관례다.
만약 위임장이 정식 서면이 아닌, 위변조가 용이한 단순 전자 이미지 사인 형태로 제출되었다면 이는 대리권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 경우 해당 위임장을 통해 행사된 대리투표는 모두 무효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전체 출석 정족수 및 의결 정족수 미달로 이어져 회의 결과 전체가 뒤집힐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이 된다.
특히 모두싸인에 의한 위임장이 본인인증의 부실로 위임장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 법 전문가 단체로서의 자격 의문… 법적 분쟁 불가피
국민의 행정 업무를 대리하고 법을 다루는 행정사들의 대표 단체가 스스로 정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절차적 정의를 훼손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관 제53조에 따라 정관의 개정조차 주무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엄격한 법인 체계 내에서, 명문 규정도 없이 도입된 투표 방식은 행정안전부의 시정 명령이나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의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회원은 “편의성을 이유로 정관을 무시하는 것은 단체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법적 근거가 박약한 위임장으로 도출된 이번 결의는 원천 무효이며,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대한행정사회 윤승규 집행부가 이번 ‘전자 사인 위임장’ 논란에 대해 어떤 법적 근거를 내놓을지, 그리고 향후 주무관청과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내려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