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용 영장으로 재판까지?”… 기소 후 ‘자동 구속’ 관행 위헌성 논란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와 ‘피고인’ 구속 규정 엄격히 분리
“수사 종료 시 수사 영장 효력 상실… 법적 근거 없는 구금” 비판
석종근 한국선거행정사협회 회장 010ㅡ7255ㅡ2114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에서 80년간 이어져 온 ‘구속영장 승계’ 관행이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과 법치주의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검사가 수사 목적으로 발부받은 구속영장이 공소 제기(기소) 이후에도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피고인을 구속하는 수단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사구속과 법정구속, 법적 근거와 목적 달라
현행 형사소송법은 구속영장 제도를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하고 있다.
첫째는 검사의 ‘수사 목적’ 구속영장이다.
이는 형소법 제201조(구속)에 규정되어 있다.
이 규정은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도망이나 증거인멸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검사의 청구에 의해 지방법원 판사가 발부한다.
발부 기간은 10일(제203조) 이내, 1차에 한해 연장(제205조)이 가능하다.
둘째는 법원의 ‘재판 및 법정질서 유지 목적’ 구속영장이다.
형소법 제1편 총칙 제70조(구속의 사유)에 근거한다.
이 규정은 재판 단계에서 피고인의 출석을 보장하고 판결 후 형 집행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구속기간은 2개월이며 필요 시 갱신할 수 있다(법 제92조).
“기소와 동시에 수사 영장 효력 상실” 주장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여 수사가 종결되었다고 가정하자.
문제는 그럼도 불구하고, 수사 단계에서 발부된 영장이 재판 단계까지 그대로 효력을 발휘하는 관행이다.
법리적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신분의 전환’이다.
기소와 함께 대상자의 신분은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바뀐다.
둘째는 ‘목적의 소멸’이다.
공소 제기는 수사의 종결을 의미하므로 수사 목적의 영장은 그 존재 가치를 상실한다는 논리다.
셋째는 ‘법적 근거의 부재’다.
현행법 어디에도 수사 목적 영장을 법정질서 유지용 영장으로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
이런 관행은 헌법 제12조 제1항이 규정한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구속’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검찰권의 남용이다.
인권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이를 묵인·방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국가 사법 시스템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법적 관행 개선 및 국가배상 책임 논의 필요성
특히 형사소송법 제203조와 제205조가 수사 구속 기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수사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석방하도록 규정한 것은 신체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소 후에는 이러한 엄격한 제한 대신 법원의 갱신 결정에 따라 구속이 장기화된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헌법 제12조 제6항에 따른 구속적부심사 등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약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관행적 구속’에 대해 국가배상법에 따른 국가배상 책임까지 논의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80년 사법사에서 굳어진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기소 시점에 수사 영장의 효력을 종료시킨 뒤 법원이 제70조에 따라 구속 여부를 재판단하는 절차가 정립되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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