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에 발맞춘 오늘날의 명절 차례
전통의 본질은 ‘효(孝)’와 ‘화목’, 형식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어
해외여행지에서도 사진과 상징물로 간소하게 차례 가능
설과 추석 등 민족 대명절을 맞아 해외여행 을 떠나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차례 등 전통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통문화의 정신은 계승하되,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예법을 발전시키는 것이 국가적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조선 시대 최고의 예학자인 한강 정구 선생은 “예란 옳을 의(義)에 맞다면 선대에 없던 것이라도 새롭게 만들거나 변화시킬 수 있다”며 가례(家家禮)와 시대례(時代禮)를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늘날의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차례 절차를 정리해 소개한다.
■ 차례의 본질과 대상
차례는 나를 낳아준 조상에 대한 ‘보본지례(報本之禮)’이자 효의 실천이며, 가족의 화목을 도모하는 만남의 장이다.
따라서 차례 때문에 가족 간에 다툼이 생기는 것은 본질에서 어긋나는 일이다.
차례의 대상은 보통 고조까지 4대 봉사를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살아계실 때 직접 자신을 보살펴 주신 분까지만 한정하여 모시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음식 역시 조상이 생전에 좋아하시던 것과 가족들이 즐기는 것을 추가해도 무방하다.
■ 구체적인 명절 차례 진행 순서 (시나리오)
명절 차례의 절차는 크게 조상을 맞이하고, 술과 식사를 올린 뒤 배웅하는 과정으로 나뉜다.
아래는 현대적 상황에 맞춰 정리된 구체적인 예절 절차다.
1. 조상신 모시기 (영신 및 강신)
- 영신(迎神): 대문을 열어 조상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 뇌주복림(酹酒復臨): 제주가 술잔을 향불 위에서 세 번 돌린 후 모사 그릇에 세 번 나누어 부어 육신을 상징하는 ‘백(魄)’을 모신다.
- 분향강신(降神): 제주가 향을 피워 하늘의 정신인 ‘혼(魂)’을 불러 모신다.
- 참신(參神): 참석자 전원이 조상님에게 재배하며 인사를 올린다.
2. 술과 안주 올리기 (삼헌)
- 초헌(初獻): 제주가 첫 잔을 올린다. 축문이 있다면 이때 읽는다(독축).
- 아헌(亞獻): 제주의 아내가 두 번째 잔을 올리는 것이 원칙이며, 여자는 음(陰)을 상징하여 4배를 한다.
- 종헌(終獻): 마지막 세 번째 잔을 올린다.
- 첨작(添酌): 제주가 앞서 올린 잔에 술을 세 번 나누어 가득 채운다.
3. 식사 올리기 (유식)
- 삽시정저(揷匙正著): 밥(메) 그릇의 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꽂으며, 젓가락을 고기나 생선 위에 올린다.
- 합문(闔門): 조상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약 12~15분(1각) 정도 기다린다.
- 계문(啓門): 제주가 헛기침을 세 번 하고 다시 안으로 들어간다.
4. 후식 올리기 (헌다)
- 숙수(熟水) 및 헌다(獻茶): 숭늉이나 차를 올린다. 이때 커피를 올리는 것도 ‘시대례’로서 가능하다.
- 철시복반(撤匙覆飯): 수저를 거두고 밥그릇 뚜껑을 덮는다.
5. 조상 보내드리기 및 마무리
- 사신(辭神): 영혼을 전송하며 모두 재배하고, 지방과 축문을 불사른다.
- 철상(撤床): 제사상의 음식을 뒤쪽에서부터 차례로 물린다.
- 음복례(飮福): 가족이 모여 제수를 나누어 먹으며 화목을 다진다. 단,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대문 앞에 차리는 사자반은 생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