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주시에서 31일 열릴 예정인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만남과 펜타닐 문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30일 한국에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장소는 미정이나 부산광역시 소재한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가 회담 장소로 점쳐진다.
무역, 관세 등 전통적인 의제를 넘어, 미국 사회를 파괴하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Fentanyl) 문제가 이번 회담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양국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문제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중국에 초강경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이번 회담은 펜타닐 재앙 해결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펜타닐 위기의 심각성
펜타닐은 현재 미국에서 약물 과다 복용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모르핀보다 50~100배, 헤로인보다 강력한 이 합성 오피오이드는, 단 2mg이라는 극소량만으로도 성인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불법 제조자들이 펜타닐을 헤로인이나 위조된 처방약에 은밀히 섞어 판매하는 행위로 인해, 사용자들은 자신이 펜타닐을 복용하는지 모르고 예상치 못한 과다 복용 사망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펜타닐의 제조와 유통 경로에 있다.
펜타닐 불법 제조에 필수적인 전구물질(Precursor Chemicals)이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어 멕시코 마약 카르텔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펜타닐 합성에 사용되는 주요 전구물질은 NPP (N-페네틸-4-피페리돈)와 ANPP (4-아닐리노-N-페네틸피페리딘)이다.
이 두 물질은 순차적으로 펜타닐을 합성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중간체이다.
마약 조직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이 물질들 대신 구조를 약간 변형시킨 ‘마스킹된’ 전구체(예: Boc-4-AP)를 사용하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펜타닐 합성에 필요한 다른 시약이나 용매(프로피온산 무수물, 톨루엔 등)는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범용성 물질이어서, 중국 화학 기업의 전구물질 유출 통제가 단속의 핵심이 된다.
트럼프의 초강경 요구: “사형 집행”과 “관세 처벌”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문제를 무역 협상의 핵심 의제로 삼으며 중국에 강력한 요구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첫째, 중국 기업이 멕시코 카르텔로 펜타닐 전구물질을 공급하는 것을 완전히 중단해야 하며, 중국이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다.
둘째,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으로 펜타닐을 밀매하는 조직 및 개인에게 법정 최고형, 즉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는 과거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이 같은 약속을 받았으나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펜타닐 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협조가 없을 경우 관세를 대폭 인상하여 경제적인 처벌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는 펜타닐이 관세 협상의 핵심 지렛대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중국의 아편전쟁의 아픈 역사와 방어 논리
중국은 미국의 비난에 대해 ‘책임 전가’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중국은 펜타닐 위기의 근본 원인이 중국이 아닌 미국의 오피오이드 남용 문화와 실패한 국내 약물 관리 시스템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중국은 19세기 아편전쟁으로 고통받은 역사를 들어 자신들은 마약 문제의 피해자였으며, 마약에 대해 강력한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항변하며 자신들의 외교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
한편, 중국에서 전구물질을 확보한 후 최종 펜타닐을 제조하여 미국으로 밀반입하는 핵심 조직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다.
멕시코 정부가 이들을 단속하지 못하는 것은 구조적인 부패 때문이다.
카르텔은 막대한 수익을 바탕으로 “돈(Plata)을 받거나 총알(Plomo)을 맞거나”라는 전략을 통해 경찰, 사법부, 정치인까지 광범위하게 부패시킨다.
이러한 제도적 부패와 함께, 카르텔은 정부군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장 조직과 재력을 갖추고 있어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는 사실상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흡수한 강력한 지하 권력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프린스 그룹처럼 멕시코 마약 카르텔도 초국가적 범죄 집단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미-중 회담의 전망 : 모 아니면 도
펜타닐 문제는 단순한 공중 보건 문제를 넘어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의 전면에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통제 협조를 무역 협상의 필수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펜타닐 문제에 대한 양국 간의 실질적인 합의가 도출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만약 양국이 전구물질 통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강력한 이행 방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예고된 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여 무역 전쟁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관세 위협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며, 아프리카를 포함한 국제 언론들도 이 회담의 결과를 주시하는 이유이다.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펜타닐 재앙의 확산을 막고 글로벌 지정학적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모 아니면 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