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기반의 호반그룹이 주력 계열사 대한전선 (001440)을 통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전력 인프라 부문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내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전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그룹의 중장기 전략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대한전선의 현재 주가는 17,000원대 후반에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기업가치 평가 지표와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보수적인 가정하에 산출된 DCF(현금흐름할인법) 가치는 2,135원 수준이며,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력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또한 21.0배로, 전선 제조업 평균 대비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현재의 낮은 영업이익률(3~4%대) 대신, 시장 참여자들이 미래의 확정된 현금흐름에 가치를 선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9조 수주’와 남아공 거점 확대, 고평가 논란 속 성장에 베팅
호반그룹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규제 강화 및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대한전선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2.9조 원 규모의 사상 최대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몇 년간의 매출 기반을 확정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북미 및 유럽의 전력망 현대화와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따른 HVDC(초고압직류송전) 및 해저케이블 시장의 성장이 대한전선 실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전선의 사업 전환 노력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현지 생산 법인 엠텍(M-TEC) 투자로 구체화되었다.
대한전선은 지난 10월 22일(현지시간) 엠텍의 전력케이블 공장 확장 준공식을 개최하고, 중저압 케이블의 생산 능력을 2배 이상 확대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의 주요 산업 거점이며, 이 투자는 남아공 내 전력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아프리카 전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하는 의미를 갖는다.
남아공 정부 기관 관계자가 엠텍 준공식에 참석하는 등 현지 정부 및 주요 발주처(에스콤 등)와의 협력 관계 유지가 확인되었다.
에스콤은 남아공 국영 전력 공사다.
호반그룹의 김대헌 기획총괄사장 역시 엠텍 준공식에 참석했으며, 이는 그룹 차원에서 대한전선의 글로벌 사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집중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김대헌은 호반그룹 창업주 김상열 회장의 장남이다.
향후 대한전선의 주가 흐름은 수주 잔고의 안정적인 매출 인식과 대규모 투자(CAPEX) 집행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의 높은 기대치에 상응하는 이익률 개선 및 해저케이블 공장 완공(2027년 예상) 후의 현금흐름 창출 여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다.

국내 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한전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호반건설의 현명한 발전전략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