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반테와 삼성E&A가 탄소포집기술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출처 : 스반테

전 세계적으로 수조 달러 규모의 CCUS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 시장은 플랜트와 에너지 인프라를 지배해 온 대기업들의 격전지다.

한편 캐나다의 기업 스반테(Svante)가 2025년 노벨화학상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스반테는 이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활로를 모색한다.

CCUS 시장 구도: 플랜트 공룡과 테크 선두주자의 경쟁

CCUS 시장 구도는 크게 세 가지 기술 방식과 두 가지 포집원(배출원과 공기)에 따라 나뉘며, 각 영역에는 막강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다.

전통적 시장 강자들은 대규모 산업 포집에 집중한다.

이 영역은 제철, 시멘트, 화력 발전소 등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배출원에서 대규모 포집 설비를 구축하는 것으로, EPC (설계·조달·시공) 역량과 자본력이 핵심이다.

주로 아민계 용매를 사용하는 액체 흡수법이 쓰이고 있으며,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MHI), 미국의 플루오르(Fluor), 아커 카본 캡처(Aker Carbon Capture)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대규모 프로젝트를 선도하며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차세대 시장은 DAC와 고체 흡착 기술이 주도한다.

이는 대기 중 CO2를 직접 포집하는 DAC (Direct Air Capture) 기술이 중심이 되는 영역으로, 기술 혁신성이 가장 중요하며, 스반테가 핵심 경쟁력을 발휘하는 무대다.

이 분야의 경쟁사로는 액체 용매를 이용하는 DAC 분야의 선두 주자인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이 대규모 상업화를 이끌고 있다.

한편, 스위스의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스반테와 마찬가지로 고체 흡착제를 사용하며, 아이슬란드에 대규모 설비를 가동하는 등 기술적 접근 방식이 유사하여 스반테와 가장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위치에 있다.

노벨상 기술과 탄소 경제학: 수익 창출의 근거

스반테는 전통적인 플랜트 건설 시장에서 MHI나 플루오르와 정면 대결하는 대신, 기술적 우위를 핵심 부품의 인프라화로 연결하는 독특한 전략을 구사한다.

스반테는 CCUS 시스템 전체를 판매하기보다는, 노벨상 과학으로 공인된 MOF 기반의 고성능 필터를 대량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집중하는 핵심 부품 공급자로 스스로를 포지셔닝했다.

스반테의 기술력은 MOF가 가진 낮은 에너지 재생 비용과 비부식성이라는 장점을 통해 기존 액체 흡수 기술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데 있다.

특히 스반테가 독점적으로 활용하는 알루미늄 기반의 MOF (CALF-20)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적 우위를 점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경제성으로 직결된다.

현재 유럽연합(EU)의 탄소 배출권(EUA) 가격이 톤당 약 11만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스반테의 목표 포집 비용인 4만 1천 원을 달성하면, 기업들은 CO2 1톤당 약 7만 원에 가까운 순이익(비용 절감)을 확보하게 된다.

규제가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로 대전환되는 셈이다.

경쟁 구도 속 스반테의 전략: MOF 필터의 독점 공급자

스반테는 이 우위를 바탕으로 레드우드 기가팩토리를 통해 MOF 필터의 대량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나아가, 스반테 OEM&D 사업부를 신설하여, 고체 흡착제를 사용하는 다른 CCUS 솔루션 기업들에게 핵심 소재의 대량 생산, 고성능 필터 코팅 기술 및 장비를 제공한다.

이는 향후 MOF 기반 CCUS 기술이 적용되는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부품이 스반테의 공급망을 거치도록 만드는 독점적 전략이다.

스반테는 아직 비상장 기업으로 전통적인 플랜트 시장의 강자들만큼 매출 규모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이들은 DAC와 고효율 산업 포집이라는 미래 성장성이 가장 높은 분야에서 활동하며, 노벨상 기술이라는 무기로 혁신 속도를 높인다.

스반테는 시장의 거대 기업들과 직접적으로 맞붙기보다, 모든 CCUS 솔루션이 필요로 하는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장악함으로써 미래 CCUS 시장의 기술 표준을 정립하고 그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독점하려는 영리하고 강력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By 김도균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One thought on “CCUS 시장의 대전환: 스반테 의 알루미늄 MOF 필터, 거대 경쟁 구도를 뒤흔든다”
  1. 스반테의 영리하고 강력한 전략을 국내기업들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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