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출처 : 카사 로사다(아르헨티나 대통령 집무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외환 위기를 겪는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권에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전격 지원했다.

이는 한국이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절실히 요구하는 상설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가 여전히 ‘진전 없음’ 상태인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러한 차이는 통화스와프가 단순한 금융 도구를 넘어 지정학적 신뢰와 이념적 결속의 상징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의 ‘중도실용 외교’ 노선이 미국의 ‘달러 패권’ 전략과 한국의 ‘친중 리스크’라는 냉정한 지정학적 현실에 부딪히면서, 통화스와프 확보가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르헨티나: ‘이념적 우방’ 포섭을 위한 미국의 전략적 카드

미국이 아르헨티나에 대한 통화스와프 지원을 신속하게 결정한 것은 금융적 이유를 넘어선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강력한 친미 성향과 시장 개혁을 내세우는 강경 우익 지도자이다.

미국은 이념적 우방인 밀레이 정권의 붕괴를 막고, 아르헨티나가 중국의 영향권에 더욱 깊이 편입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명확한 지정학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전략적 자원 가치까지 고려할 때, 통화스와프는 미국이 남미 지역에서 ‘지정학적 정렬’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 사용하는 강력한 외교 수단이다.

한국: ‘비기축통화국’의 한계와 ‘친중 요소’의 부담

반면, 한국은 4천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가진 건실한 경제 체력에도 불구하고 상설 통화스와프 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일본 엔화가 달러와 함께 국제 금융 시장의 핵심 통화로 인정받아 상설 스와프를 유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달러의 글로벌 패권을 지키기 위해 상설 스와프를 극도로 신뢰하는 주요 기축통화국 동맹에게만 허용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 구조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이 중국 인민은행과 대규모 통화스와프를 유지하며 위안화의 활용을 돕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에게 간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와 위안화 간의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의 금융 협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달러의 최종 안전망까지 보장받으려는 상황에 대해 전략적인 주저함을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이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 시장 충격 완화용으로 통화스와프를 관세 협상의 ‘필수 조건’으로 요구하면서, 미국은 이를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로 활용하며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전망: 통화스와프 난항 지속, 외환 시장 불안 불가피

현재 한국의 상설 통화스와프 확보는 일본의 ‘구조적 안정성’이나 아르헨티나의 ‘지정학적 명분’ 중 어느 쪽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무제한 통화스와프라는 최고 수준의 금융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제 체력을 넘어 미국과의 확고한 전략적 정렬이라는 높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한미 통화스와프 협상이 장기화되고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국내 외환 시장은 달러 유동성 안전망 부재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해 환율 상승 등의 불안 요소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상설 스와프에 대한 집착을 넘어, 싱가포르 사례와 같이 유한한 규모의 스와프나 미 재무부와의 새로운 달러 조달 장치 등 실용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외환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By 김도균 기자

스카이메타뉴스 편집국장 김도균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산업은행 제1회 시험출신 행정사 (전)소비자경제신문 기자

One thought on “한미 통화스와프 ‘난항’의 지정학…아르헨티나는 왜 특별 대우를 받는가?”
  1. “싱가포르 사례와 같이 유한한 규모의 스와프나 미 재무부와의 새로운 달러 조달 장치 등 실용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외환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대안제시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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