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통화정책 완화로 선회할 경우 한국은 환율, 자본 유입, 수출 경쟁력, 통화정책 등 전방위에 걸쳐 변화가 불가피하다.
우선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 약세 전환이 예상된다. 미국 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자산의 매력이 줄어들어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진다. 이는 수입물가 안정에는 호재이지만, 한국의 수출기업에는 달러 환산 매출이 줄어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달러 결제가 많은 업종일수록 영향이 클 전망이다.
달러 약세로 주식·채권시장에 훈풍 예상, 수출기업엔 부담
자본 흐름도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한국 등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다. 위험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 주식시장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실제로 한미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회복되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물가 안정 효과도 기대된다. 원화 강세가 수입물가를 낮추면서 에너지, 원자재, 곡물 등 주요 수입 품목의 가격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고공행진 중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누그러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경기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성이 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한미 금리 차 축소로 한국은행의 정책적 부담이 완화된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커진다. 다만 국내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제한적으로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시장 반응은 복합적일 전망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상승 기대가 커지고,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하락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반면 수출 비중이 큰 제조업 중심 기업들의 실적 압박은 주가에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완화로 심리적 회복이 일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 금융시장에 환율·물가 안정과 투자자금 유입이라는 긍정적 요인과, 수출 경쟁력 약화라는 부정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게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은 미국의 결정에 발맞추되 국내 물가와 경기 여건을 면밀히 고려한 독자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은행의 독자적 정책대응은 어떤 것이 있을지 ? 기다려지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