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심청 기자
올여름 들어 국제 유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9일 공개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2025년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유제품 가격지수는 155.3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달보다 21.4%나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치즈 가격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번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하나는 유럽연합(EU)의 유제품 수출 감소다. 유럽은 전 세계 치즈 공급의 핵심 지역이지만, 최근 내수 소비 증가와 생산·물류 여건 변화로 해외로 나가는 물량이 줄었다. 다른 하나는 폭염이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젖소는 열 스트레스를 받는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에너지를 더 쓰고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면서 원유 생산량이 떨어진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뿐 아니라 다른 주요 낙농국에서도 나타나며 국제 공급을 위축시킨다.
국내 유제품 가격은 국제 시세와 일정 부분 연동되기 때문에, 수입 치즈나 버터, 분유를 중심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환율이 불안정할 경우 가격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몇 가지 소비 전략을 제안한다. 가격이 덜 오른 국산 유제품이나 식물성 대체품을 활용하고,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의 정기 할인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그 중 하나다. 치즈와 버터는 냉동 보관이 가능하므로, 할인 시기에 대량 구매해 두고 장기간 사용하는 방법도 권한다.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는 원재료와 원산지를 비교해 유제품 함량과 가격 차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FAO는 올 하반기에도 기상 여건과 국제 수요에 따라 유제품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폭염이 길어질 경우 원유 생산 회복이 더뎌질 수 있어 가격 안정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 동향을 꾸준히 확인하고, 가격이 내려가는 시점을 기다리며 합리적으로 구매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가격이 오르기는 쉬워도 내려가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