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출처 : 한국수력원자력

김도균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특정 업체의 사양 변경 요구에 따라 기자재비가 크게 증가한 사실이 내부 성과감사에서 지적됐다. 이번 감사는 한국수력원자력 감사실이 21일 공개한 ‘2025년도 성과감사 결과’를 통해 밝혀졌으며, 기술규격과 예산산정 방식에서의 문제점이 함께 드러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특정 기자재의 기술 규격을 설계하면서 사전에 과도하게 특정 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쟁 입찰을 준비하던 업체 중 일부는 가격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입찰을 포기했고, 실제로 가격 제안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총공사예정원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문제는 드러났다. 사업부서가 산정한 예산과 감사실이 추정한 수치 간에 큰 차이가 존재했으며, 이는 계약금액 조정의 필요성을 야기하는 핵심 쟁점으로 지목되었다. 특히, 기자재 사양이 일방적으로 변경되었음에도 해당 변경 사항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나 공급자와의 협의 절차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향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감사 결과에는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권고 사항도 포함되었다. 대표적으로 공사예정원가 추정 방식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술규격 설정 시 다수의 유자격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사업 추진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사전 검토 절차를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수력원자력 자체 규정에 따라 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위원으로 참여시킬 수 있었으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3년 동안 외부전문가가 회의에 참여한 사례는 없었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권고를 해당 사업부서에 전달했으며, 연내에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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