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 SGI원장(제일 좌측)이 좌장을 맡고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김도균 기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새정부 규제개혁 방향은?’을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의 규제 개혁 방향을 점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 혁신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개회사를 맡은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지금은 파격적인 규제개혁이 필요한 시기”라며 “규제혁신이 과감한 투자를 이끌고, 국가균형발전과 출생률 제고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송승헌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오피스 대표는 “1960~2000년 두 차례 고도성장을 거친 한국 경제는 이후 20여 년간 새로운 성장을 만들지 못했다”며 “이제는 규제 실패를 인정하고 자본시장, 노동, 벤처 등 핵심 규제(Big Rock)를 집중적으로 제거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규제는 대부분 강화되기만 하고, 변화에 맞춘 전략 조정이 어려워 기업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현행 규제 체계의 유연성 부족을 비판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두 번째 발제를 통해 “지금 우리가 마주한 규제는 논의만 해도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선(先) 테스트-후(後) 제도화 방식의 ‘메가샌드박스’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R&D 특구에 탄력적 근무제를 적용하거나, 상속세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지역 맞춤형 규제 특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AI 규제지도 작성, 소극행정 완화,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영향평가 도입 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참여한 최해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AI 등 신산업은 단일 법률보다 유기적인 시스템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술친화적이고 신뢰 가능한 유연한 규제체계를 갖추기 위해 개인정보 활용 완화 등을 실험할 수 있는 ‘AI 샌드박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규 국무조정실 규제혁신기획관,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 이혁우 배재대 교수 등도 패널로 참여해 규제혁신을 위한 실질적 방안과 과제를 논의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규제가 기업의 도전을 북돋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고,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도 “지방소멸, 청년유출, 경제 활력 저하의 근본 원인은 과도한 규제”라며 “정부는 진입장벽을 걷어내고 실질적인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대한상의가 발간한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획된 ‘새로운 성장 시리즈’의 세 번째 행사로, 향후 규제개혁 관련 후속 논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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