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헬리컬 퓨전

김도균 기자

일본의 민간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컬 퓨전(Helical Fusion Co., Ltd.)이 23억엔(약 1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세계 최초의 정상 상태 순 전력 핵융합 발전소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번 투자로 보조금과 대출을 포함한 누적 조달 금액은 52억엔(약 3500만 달러)에 달한다.

헬리컬 퓨전이 추진 중인 ‘헬릭스 프로그램(Helix Program)’은 스텔라레이터(stellarator) 설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하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토카막(tokamak)이나 레이저 방식이 펄스형이라는 한계를 가진 반면, 스텔라레이터는 연속 운전이 가능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헬리컬 퓨전은 일본 국립핵융합과학연구소(NIFS)의 대형나선장치(LHD)에서 확보된 기술적 유산을 바탕으로, 2030년대 정상 상태의 순 전력 생산이 가능한 ‘헬릭스 카나타(Helix KANATA)’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간 단계로는 부품 검증을 위한 ‘헬릭스 하루카(Helix HARUKA)’도 함께 제작된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일본의 SBI 인베스트먼트, 게이오대 산하 KII(Keio Innovation Initiative)를 포함한 총 19개 기관 및 개인 투자자가 참여했으며, 공공 금융기관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글로벌 핵융합 시장의 연평균 규모는 5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민간 보고서 전망이 투자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헬리컬 퓨전은 특히 고온 초전도 자석과 액체금속 블랭킷 등 상업용 플랜트에 필수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일본 내 제조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플라즈마 운전의 핵심 과학 단계는 통과한 상태로, 향후에는 엔지니어링과 양산 체계 구축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헬리컬 퓨전 CEO 다구치 타카야는 “우리는 ‘지구에 또 하나의 태양을 만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기술적 타당성과 상업화의 실현 가능성을 모두 갖춘 스텔라레이터 방식은 에너지 자립을 향한 인류의 여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리컬 퓨전의 진전은 지난 7월 7일 국회에서 열린 ‘핵융합에너지 간담회’에서 한국형 핵융합 발전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일본의 민간 기술 선도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원시스, 제논, 기산텔레콤 등 관련 부품 또는 장비 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핵융합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전략적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