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김도균 기자

한국은행은 4일 ‘2025년 5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발표하고, 해당 월 경상수지가 101억 4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월에 비해 흑자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개선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가 해외와 주고받은 상품·서비스·소득 등을 종합한 대외 거래의 성적표다. 이번 수치는 상품 수출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상품수지에서 106억 6천만 달러 흑자가 발생하면서 전체 수지를 견인했다.

5월 수출은 569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462억 7천만 달러로 7.2% 줄어, 수입 감소폭이 더 컸던 만큼 상품수지 흑자 폭은 오히려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20% 이상 늘어나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석유제품과 철강제품, 화공품 등 전통 제조업 품목은 줄었다. 수출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 수출이 증가한 반면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22억 8천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여행수지와 기타 사업서비스 수지의 부진이 계속됐으며, 여행수지는 9억 5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는 선박 물동량 회복 등으로 3억 6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개선된 모습이다.

본원소득수지에서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1억 5천만 달러 흑자가 났다. 이자소득 역시 8억 달러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금융계정에서는 총 67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순자산이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103억 달러 이상 늘었고,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역시 채권 중심으로 확대됐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 증가폭이 컸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외환보유액을 뜻하는 준비자산은 5억 7천만 달러 감소했다.

통관 기준으로 본 수출입 흐름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5월 수출은 572억 5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 줄었고, 수입은 503억 2천만 달러로 5.3% 감소했다. 에너지류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소비재 수입은 다소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이번 국제수지 자료를 통해 반도체 회복세가 전체 수출을 일정 부분 뒷받침하고 있으나, 대외 수요 둔화와 서비스수지 적자 지속 등 복합적인 대외 여건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수지 통계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월별 경상수지, 출처 : 한국은행

트럼프 관세 여파, 5월 대미 수출에 직접적 타격…반도체 호조에도 수출 감소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5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101억 4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106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유지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가 일부 품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부과하기 시작한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의 영향이 한국의 대미 수출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미국 수출이 감소했으며, 이는 최근의 관세 정책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5월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9.0%), 중국(-8.4%) 등 주요국 수출도 동반 감소했으나,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이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동차 대미 수출은 4월 기준으로도 16% 넘게 줄어든 바 있으며, 철강 제품 역시 관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출 물량이 위축됐다.

반면, 반도체와 일부 전자부품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가며 전체 상품수지 흑자에는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5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6% 늘어난 139억 달러에 달하며, 정보통신기기를 포함한 전기전자 부문 전체 수출도 1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5월 전체 수출은 569억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2.9% 감소했다. 수입은 이보다 더 큰 폭인 7.2% 줄어든 462억 달러로 나타나면서 상품수지는 여전히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수출 감소의 배경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는 단순한 무역환경이 아닌 국제 정치경제의 흐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비스수지 적자와 본원소득수지 개선, 금융계정에서의 외국인 채권투자 증가 등 전반적인 흐름과 함께 볼 때, 당분간 한국의 국제수지는 대외 여건의 변화—특히 미국의 통상정책 방향—에 따라 민감하게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 철강 등 주력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협상을 추진 중이며, 유예기간 종료 시점에 맞춰 본격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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