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일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은 4,102억 달러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바로 전 달인 5월 말의 외환보유액 4,046억 달러보다 56.1억 달러 증가한 수치이다.
국가 경제의 대외 안전망인 외환보유액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대외 충격에 대비한 안전판이 더 튼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5월 말 기준으로 세계 10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증가 원인
한국은행은 이번 외환보유액 증가의 주요 원인을 두 가지로 보았다.
첫째는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증가이며, 둘째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의 확대이다.
실제로 6월 중 미 달러화지수(DXY)는 약 1.9% 하락했으며, 이는 달러화 대비 유로화나 엔화 등 주요 통화의 가치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한국이 보유한 비(非)달러 자산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환율 변동은 외환보유액 규모를 끌어올리는 ‘환율 효과’로 크게 작용했다.
외환보유액 구성…유가증권이 대부분
자산 구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무려 87.4%를 유가증권이 차지한다.
외환보유액은 유사시 즉시 인출 가능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며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은 주로 선진국 국채 등 안정적이면서도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에 투자되고 있다.
나머지 자산으로는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예치금이 6.5%, 그리고 IMF 특별인출권(SDR), 금(1.2%), IMF 포지션 등이 나머지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56.1억 달러 증가분 중 환율 효과를 제외한 순수한 운용수익의 크기가 중요하다.
글로벌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환경에서 채권 등에 투자된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외환보유액의 실질적인 축적에 기여했다는 점은 한국은행의 외환 운용 효율성이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민연금 외환스왑
이번 외환보유액 증가 현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최근 한국은행과 국민연금공단(NPS) 간의 외환스왑(FX Swap) 협력은 정책적 배경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이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확대로 대규모 달러가 필요한데, 만약 국민연금이 이 달러를 시중 외환시장에서 대량으로 매입할 경우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보유액 중 일부인 달러를 국민연금에 직접 빌려주고 원화를 받는 FX 스왑 거래를 체결한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시장 개입 없이 필요한 달러를 확보하고,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을 국가적 차원의 외화 수요 해소에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한다.
이 스왑 거래는 외환보유액을 일시적으로 대여하는 형태이므로, 외환보유액의 규모 증가 속도를 늦출 수도 있지만, 한국은행이 이 협력을 지속하는 것은 외환보유액을 단순히 보유하는 것을 넘어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6월 외환보유액의 증가는 미 달러 약세라는 외부적인 환율 효과와 운용수익이라는 내부적인 실질 증가분, 그리고 국민연금과의 전략적 FX 스왑 협력이라는 정책적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국내 외환시장의 안정에 기여하는 ‘똑똑한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