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기자
AI 생태계와 핀테크 혁신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빅테크 간 주도권 경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AI 정책 기조와 커머스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멀티 플랫폼 리더’로 재부상하는 가운데, 경쟁사들과의 차별점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책 수혜 및 기술 내재화…NAVER, ‘소버린 AI’의 국내 대표주자
하나증권 이준호 연구원은 23일 발표한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네이버는 자체 LLM(대규모 언어모델)과 공공 클라우드 역량을 보유한 유일한 국내 빅테크 기업”이라며 “AI 강국 특별법과 같은 정책 변화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구글, MS 등 글로벌 빅테크는 LLM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국내 데이터 접근성과 공공기관 협업에서 제약이 있다. 반면,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을 바탕으로 정부·지자체와의 협업이 가능해 ‘소버린 AI’ 프레임에 가장 부합한다.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플랫폼 확장은 강점이지만, AI 모델 독립성이나 공공 신뢰도 측면에서 네이버 대비 제한적이다. 쿠팡은 커머스 물류에 집중돼 있어 AI 확장성은 낮은 편이다.
네이버페이 vs 카카오페이 vs 토스
핀테크 부문에서는 네이버페이가 다시 부각된다. 네이버는 커머스 GMV 약 50조 원과 연계된 결제 기반을 갖고 있으며, 스테이블 코인 도입 시 즉시 활용 가능한 플랫폼을 보유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인증·송금 중심의 금융플랫폼이지만, 커머스 거래량은 제한적이다. 토스는 사용성과 확장성에서 빠르게 성장했으나, B2C 커머스 기반이 없다. 반면, 네이버는 검색-쇼핑-결제까지 끊김 없는 흐름이 구축돼 있어 스테이블 코인 상용화 시 수익 다변화가 용이하다.
이준호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은 은행·카드사 수익모델을 바꿀 수 있는 구조적 변수”라며 “네이버는 API 수수료, 지급준비금 이자, 플랫폼 내 결제전환까지 다층 수익 창출이 가능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검색 기반 개인화 데이터가 핵심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부터 AI 에이전트를 상용화하며 검색·커머스·헬스케어 등 분야별 버티컬 확장을 준비 중이다. 이는 단순 챗봇이 아니라, 개인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행동을 수행하는 ‘서비스형 AI’다.
구글은 글로벌 LLM 경쟁력은 있지만, 국내 사용자 맥락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카카오는 대화형 UX는 강점이지만, 검색·쇼핑 데이터 축적은 부족하다.
네이버는 검색 엔진, 블로그·카페(UGC), 쇼핑 리뷰, 페이 이용 데이터 등을 고도화된 학습용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이준호 연구원은 “개인화 데이터는 B2C AI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자산이며, 네이버는 그 축적 규모에서 독보적”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성과 점유율 동시에 확보
네이버는 2025년 예상 매출 11조8,644억 원, 영업이익 2조3,687억 원으로, 수익성 회복과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예고했다. 특히 검색광고와 커머스 광고 수익은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영업이익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카카오는 콘텐츠와 페이 부문 성장세가 정체되며 수익 구조 개선이 더디고, 쿠팡은 거래액은 급증하지만 마진 구조가 취약하다.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구조를 바탕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다.
‘AI + 커머스 + 핀테크’ 융합형 플랫폼의 시대
전통적인 검색·광고 중심의 빅테크 경쟁은 이제 AI에이전트, 스테이블 코인, 데이터 소버린티(데이터 주권)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네이버는 기술, 정책, 플랫폼 자산의 세 축을 모두 갖춘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하나증권은 “멀티플 회복 국면에 진입한 네이버는 단순한 인터넷 기업이 아니라, 차세대 디지털 생태계의 허브로 진화 중”이라며 목표주가를 32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주가는 26만9500원으로, 약 18.7%의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 | 매출(연간) | 영업이익(연간) | 영업이익률 | 주요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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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 10조 7,377 억 원 (+11.0%) | 1조 9,793 억 원 (+32.9%) | 약 18.4% | 검색·커머스·핀테크·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 고루 성장 |
카카오 | 7조 8,738 억 원 (+4.2%) | 4,915 억 원 (+6.6%) | 약 6.2% | 톡비즈·플랫폼 광고 지속 성장, 콘텐츠 부문은 정체 |
쿠팡 | 41조 2,901 억 원 (+29%) | 6,023 억 원 (-2.4%, 보험료 포함) | 약 1.5% | 매출은 폭증, 영업흑자 지속하지만 이익률 낮음 |
항목 | 네이버 | 카카오 | 쿠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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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소버린 AI 역량 | 독자 LLM 기반 + 공공 클라우드 협업 가능 | 오픈AI 협업, 자체 모델은 보완 단계 | AI는 물류 최적화 중심, LLM은 없음 |
핀테크 플랫폼 | 네이버페이·스테이블 코인 가능성 대두 | 카카오페이 중심으로 송금·결제 강세 | 금융 서비스 부재 |
커머스 연계력 | 검색→쇼핑→결제 흐름 통합, 50조 GMV | 메시지 기반 커머스 성장, GMV는 네이버보다 작음 | 물류 효율 중심, 규모는 압도 |
데이터 자산 | 검색, 블로그, 쇼핑, 결제 등 다중 개인화 데이터 축적 | 메시지·콘텐츠·모빌리티 기반 | 거래·물류·배송 행동 데이터 중심 |
정책 수혜도 | ‘AI 강국 특별법’ 등 정책적 지원 기대 | AI 협업 강화, 정책 영향은 중간 | 사회간접자본 성격의 사업, AI 정책 영향 적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