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처 : 서울대학교 병원 홈페이지

차심청 기자

대통령 주치의는 단순한 의료인이 아니다. 국가 최고지도자에게 일대일로 의료 자문과 건강 관리를 제공하며, 동시에 정권의 안정과 연결되는 민감한 역할을 맡는다.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의 건강을 넘어 국가 운영의 리듬까지 관장하는 조용한 참모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 주치의 제도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시작됐다. 초기에는 군의관 출신이나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의사들이 제한적으로 역할을 맡았으나, 박정희 정권을 지나며 체계가 정비되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 의대와 연세대 의대는 대통령 주치의직을 두고 조용하지만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이어왔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시기에 주치의를 다수 배출하며 청와대 의료의 주축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시기 송인성 명예교수가 예방의학 분야의 권위자로 활동하면서 연세대 라인의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반면 서울대 의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연이어 주치의를 맡으며 국립대 의대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를 주치의로 위촉한 것은 다시 한 번 서울대 의대가 권력 핵심부 의료 관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 교수는 서울과학고,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과대학 건강시스템 데이터사이언스 랩 책임교수이자 서울대병원 공공의료 빅데이터 융합연구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청년부터 고령자, 암 생존자, 복합 만성질환자 등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진료에 특화된 인물로, 의료 빅데이터와 근거 중심 예방의학을 결합한 정책 제안과 실무 실행 모두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대한의학회 군시의학상, 젊은의학자상, 의학한림원 화이자의학상 등을 수상한 전력이 이를 방증한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박 교수는 데이터 기반 의학을 실천해온 전문가로, 대통령 건강뿐 아니라 보건정책 전반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정무적 고려보다 실무 중심의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향후 대통령 건강 관리가 단순한 주치의 진료 체계를 넘어, 공공 의료 기반 예방 시스템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예고한다.

대통령 주치의는 단순한 진료 이상을 요구받는다. 스트레스, 수면, 만성질환, 응급상황 대처, 심지어 식이조절과 운동 계획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건강관리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처럼 가정의학 전문의가 주치의에 적합한 이유는 단지 진단이나 치료가 아닌, 전 생애에 걸친 맞춤형 건강조율 능력 때문이다.

가정의학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생존자 관리 등 1차 진료의 대부분을 아우른다. 특히 박상민 교수는 공공의료와 데이터를 결합해 예방 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로, 단순한 주치의 그 이상을 보여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 두 거대 의대의 오랜 경쟁은 이번 인선으로 다시 서울대 쪽으로 균형추가 기운 셈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학벌의 승부가 아니다. 국가 지도자의 건강을 누가, 어떤 철학과 체계로 관리하느냐에 관한 가치 판단의 결과다. 그리고 그 판단의 무게는 결국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대통령재임 기간주치의 출신 의대비고
이승만1948~1960군의관 출신 등 (서울대 이전 체제 포함)초기에는 체계 미비
박정희1963~1979서울대 의대 다수군 출신 + 서울대 중심
전두환1980~1988서울대 의대 중심군-서울대 네트워크 강세
노태우1988~1993서울대, 가톨릭대 혼합상대적 분산
김영삼1993~1998연세대 의대세브란스 중심 진료 체계
김대중1998~2003연세대 의대세브란스 라인
노무현2003~2008연세대 의대세브란스 강세
이명박2008~2013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기반 진료팀
박근혜2013~2017서울대 의대청와대 직속 의료팀
문재인2017~2022연세대 의대송인성 교수 등
윤석열2022~2025서울대 의대김상일 교수 등
이재명2025~서울대 의대 (박상민 교수)이번 위촉 사례
역대 대통령 주치의 출신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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