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번 G7 참석은 단순한 방관자적 참여를 넘어 실질적인 외교 복귀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천명하는 자리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총 9개국 정상 및 1개 국제기구 수장과의 회담을 통해 관계 복원 및 협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첫 번째 양자 회담 상대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만나, 어린 시절 어려움을 극복한 개인적 서사와 민주주의 신념을 공유하며 강한 교감을 형성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개최국인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이재명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고, 이 대통령은 초청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가능하면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진행된 UN 구테레쉬 사무총장과의 약식 회동에서도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구테레쉬 총장은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 과정을 소개해주길 요청했으며, 한국이 아시아·아프리카 신흥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이에 “과거 한국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았던 만큼, 이제는 국제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멕시코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양국 경제 협력과 정치 소통 방식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의 비결에 대해 직접 묻기도 했으며, 멕시코 내 한국 기업 활동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에 한국의 기아 공장이 있다는 점에서 양국 간 협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두 지도자가 각각 어려운 환경에서 출발해 정치 지도자로 성장한 유사점을 공유하며 신뢰를 다졌다. 모디 총리는 25년 전 한국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고, 이 대통령은 인도 영화를 좋아한다고 화답하며 양국 간 문화협력, 방산 분야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모디 총리는 특히 김해 허씨의 뿌리로 알려진 인도 아유타국 허황옥 전설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정상회담 외에도 이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상대로 한국의 기술력, 방산, 디지털 인프라 등 산업적 강점을 조목조목 제시하며 경제 외교에도 힘을 실었다. 회담에서는 각국과의 정치적 공감뿐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 기후변화, 디지털 전환 등 실질적 협력 분야까지 폭넓게 다뤄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너졌던 정상 외교를 복원하는 상징적 전환점이 되었으며, 실용 외교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행사”라고 자평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글로벌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