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이아종 기자

2024년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2024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총 2경 6,461조원으로 전년 대비 1,758조원(7.1%)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수출 호조에 따른 외화거래 확대와 함께 환율 및 금리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통화선도와 이자율스왑 거래가 각각 1,021조원, 550조원 증가하며 전체 거래 증가를 견인했다. 통화선도의 경우 연간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무역수지가 흑자를 지속하면서 외화 리스크 관리 수요가 확대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자율스왑 거래의 확대는 기준금리 고점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비한 금융회사의 금리 헤지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3.5%에서 2025년 2월 현재 2.75%로 조정되며 점진적인 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상품별로는 통화 관련 파생상품 거래가 전체의 73.0%인 1경 9,328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자율 관련이 6,558조원(24.8%), 주식 관련이 469조원(1.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잔액 기준으로는 이자율 상품이 8,837조원(61.6%)으로 가장 많았고, 통화 관련 5,275조원(36.8%), 주식 110조원, 신용 관련 86조원 순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권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은행은 전체 거래규모의 76.9%(2경 355조원)를 차지했으며, 거래잔액 기준으로도 76.8%에 해당하는 1경 1,014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거래유형은 통화선도와 이자율스왑으로, 각각 1경 5,493조원, 4,096조원에 달했다.

한편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규모는 480조원으로, 전년보다 37.1% 늘었다. 특히 통화 관련 중개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는 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 지점이 본점과 국내 금융회사 간 거래를 적극 중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시에테제네랄은행은 전년 5.1조원에서 57.6조원으로, 모간스탠리증권은 11.6조원에서 31.2조원으로 실적이 늘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파생상품 시장의 외형 확대는 리스크 관리 수요가 반영된 결과이지만,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와 감독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