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기자
새마을금고의 경영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년 사이 기업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금고들이 심각한 연체율 상승을 보이는 반면, 가계대출 중심의 보수적 영업을 유지한 금고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금융브리프(34권 11호)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기업대출 비중은 2014년 말 6%에서 2024년 말 58%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전체 연체율도 3.59%에서 6.81%로 뛰었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10%를 넘기며 건전성 우려가 현실화됐다.
하지만 연구진은 기업대출을 확대하지 않고 가계대출 중심의 영업을 지속해온 금고(MG5 그룹)의 경우 최근까지도 꾸준한 흑자 경영과 낮은 부실률을 유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MG5 금고의 평균 ROA는 0.18~0.42%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였고,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사례도 절반을 넘는다.
“기업대출을 늘린다고 해서 수익성이 보장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상호금융기관이 부동산 PF처럼 경기 민감한 자산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습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차이가 단순히 외부 환경의 영향이라기보다는 각 금고의 ‘경영 철학’과 ‘위험 감수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특히 “새마을금고가 지역 기반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과도한 수익추구에 나선 것이 최근의 건전성 악화 원인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가계대출 중심의 금고들도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보고서는 비수도권 및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고객 기반이 축소될 경우, 기존 수익 모델만으로는 경영 지속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금고들이 수익에 쫓겨 위험자산에 손대기 시작하면 본래 목적이 무너집니다. 결국 부실은 정부와 예금자에게 전가됩니다.” 전직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는 언급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일부 금고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PF 등 고위험 자산으로의 노출을 늘려왔으며, 이는 실질적인 건전성 악화를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정책당국과 중앙회가 함께 나서 새마을금고들이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운용적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휴 자금 운용처 마련, 자산운용 역량 강화, 내부통제 고도화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소형 금고들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서도 생존 가능한 수익구조를 설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새마을금고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정비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