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김도균 기자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6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다자간 평화작전의 군사 및 경찰 인력이 지난 10년간 42% 감소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긴장과 재정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국제 사회의 평화유지 역량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36개국에서 총 61개의 다자간 평화작전이 활동 중이지만, 실제 배치된 인원은 94,451명으로 2015년의 161,509명 대비 42%나 줄었다. 특히 유엔(UN) 주도의 대규모 작전 배치가 최근 몇 년간 전무한 상황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는 전체 인력의 74%에 달하는 69,913명이 배치되어 있다.

지역별로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14,498명(15%), 유럽 8,898명(9%), 아메리카 828명(1%), 아시아·오세아니아 314명(0.3%) 순으로 나타났으며, 아메리카 지역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120%의 배치 증가율을 보였다.

보고서는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내부 갈등과 주요 기여국들의 분담금 미지급으로 인해 재정적 압박이 심화되었고, 그 결과 작전 수행 능력이 저하되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기여금 지연은 UN 예산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으며, 이는 여러 평화유지 작전에 직격탄이 되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일부 국가에서 평화작전 철수를 요구했으나, 이후 무장단체 활동이 확산되자 다시 작전 재배치를 요청하는 ‘역풍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SIPRI는 다자간 작전의 단기적 효율성만을 고려한 철수가 오히려 장기적 안보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4년 기준 상위 군사 인력 기여국은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르완다, 우간다 등 모두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로, 이들이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작전으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MINUSCA, 남수단의 UNMISS, 소말리아의 ATMIS, 콩고민주공화국의 MONUSCO, 레바논의 UNIFIL 등이 있다.

SIPRI는 “국제사회의 다자간 협력이 점차 양자 협정이나 민간 군사계약(PMSC) 중심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평화작전이 단순히 군사적 개입을 넘어 평화 유지와 구축의 핵심 수단이라는 점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SIPRI는 다자간 평화작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UN 및 비UN 주도의 평화작전에 대한 포괄적인 통계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정책 논의의 기반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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