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경, 출처 : 스카이메타뉴스

금감원 “부실채권 정리규모 감소 영향”… 기업·가계대출 모두 건전성 악화

김도균 기자

국내 은행권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와 비율이 올해 1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2025년 3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부실채권 비율은 0.59%로 전분기 말(2024년 12월 말, 0.54%) 대비 0.05%포인트, 전년 동기(2024년 3월 말, 0.50%)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16조 6천억원으로, 전분기 말(15조원)보다 1조 6천억원 증가했다. 이 중 기업여신이 13조 2천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가계여신은 3조 1천억원, 신용카드 채권은 3천억원 수준이었다.

1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은 6조원으로, 전분기(6조 1천억원)보다는 1천억원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4조 5천억원)보다는 1조 5천억원 늘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4조 5천억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1조 4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천억원 증가했다.

반면, 1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4조 4천억원으로, 직전 분기(5조 5천억원)보다 1조 1천억원 줄었다. 금감원은 이러한 정리규모 감소가 부실채권비율 상승의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기업·가계대출 동반 건전성 악화… 중소기업·신용대출 취약성↑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72%로 전분기 말(0.66%)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45%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89%로 전분기 말(0.80%)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법인(1.08%)과 개인사업자대출(0.60%)의 부실채권비율이 각각 0.09%포인트, 0.08%포인트 상승하며 취약성을 드러냈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32%로 전분기 말(0.29%)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22%로 소폭(0.02%포인트) 올랐으나, 기타 신용대출의 부실채권비율은 0.62%로 전분기 말(0.56%)보다 0.06%포인트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2.01%로 전분기 말(1.81%) 대비 0.20%포인트나 급등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 170.5%로 하락… “과거 대비 양호”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25년 3월 말 기준 170.5%로, 전분기 말(187.0%) 대비 16.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금감원은 현재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이 과거에 비해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신용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