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심청 기자
지난 4월 말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테러와 그로 인한 인도-파키스탄 간 군사적 긴장은 미국의 개입 아래 일단락됐지만, 양국의 뿌리 깊은 영토 갈등과 그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국제사회의 우려 대상이다. 일본 대와종합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 이번 사태의 내면을 조망하며,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 간의 관계 및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1. 인도는 미국 개입에 복잡한 속내, 파키스탄은 기대
2025년 4월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생한 테러로 26명이 사망했다. 인도는 파키스탄의 지원을 지목하며 ‘시두르 작전’이라는 명칭의 보복 공격을 감행했고, 파키스탄도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10일, 자신이 양국 간 정전 합의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카슈미르 문제를 일관되게 **‘2국 간 문제’**로 간주하며 제3국 개입을 꺼리는 반면, 군사적 열세에 있는 파키스탄은 미국의 개입을 선호한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에 대해서도 인도는 **‘미국에 빚을 진 셈’**으로 간주하며, 현재 진행 중인 미-인도 무역 협상에서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 중국과는 완화, 러시아는 우호 유지
중국과 인도는 2020년 갈완 계곡 무력 충돌 이후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2024년 BRICS 정상회담에서 5년 만에 양국 정상이 회담하며 관계 개선 조짐을 보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등장 가능성 속에 경제적 압박 회피를 위한 중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는 테러 직후 푸틴 대통령이 모디 인도 총리에게 직접 지원 의사를 전달하는 등, 여전히 인도 우호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산 원유와 무기 체계를 수입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이해 충돌은 당분간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3. 경제적 충격은 제한적…그러나 리스크는 상존
◾ 인도의 경우
- 인도와 파키스탄 간 공식 무역 비중은 0.1% 수준으로 미미하다.
- 테러 이후에도 증권투자 유입은 지속되었으며, 인도는 중국 대체 생산기지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유지 중이다.
- 다만, 직접투자와 관광산업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중장기 주의가 요구된다.
◾ 파키스탄의 경우
- IMF 구제금융 하에서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었으며, 2024년도 예산은 20년 만에 흑자 전환되었다.
- 그러나 인도 측의 인더스강 댐 수문 통제, 환율 급락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은 파키스탄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변수다.
4. 이번 정전이 본질적 해결은 아니다
양국의 대립은 국내 정치와 국수주의 감정에 기인한 상징적 행동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고서는 “군사적 충돌은 국민 감정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경제적으론 손해가 더 크다”고 강조한다.
한편, 모디 총리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힌두 민족주의 노선을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2024년 총선에서 종교 갈등이 여당의 약점으로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강경 노선의 유효성을 다시금 강화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결론: 성장잠재력이 높아도 지정학 리스크는 실재
카슈미르 사태는 중단됐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양국의 정치적 계산과 주변국의 역학 속에서 향후에도 반복적인 충돌 가능성은 상존한다. 특히, 인도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정치 리스크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전략적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임을 이번 사태는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참고자료: 대와종합연구소 「カシミール問題を巡る印パの内情と経済への影響」 (2025년 5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