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기저효과·유가증권 이익 증가가 주된 요인
이아종 기자
2025년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6.9조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1.5조 원(2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일회성 비용이었던 ELS 배상금 1.8조 원의 기저효과와 함께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시중은행은 3.8조 원(+30.3%), 특수은행은 2.7조 원(+39.7%)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은행(0.3조 원)과 인터넷은행(0.2조 원)은 각각 27.7%, 2.6% 감소하며 다소 부진했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1%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9.55%로 1.75%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실적의 기저에는 이자이익 감소와 대손비용 증가라는 구조적 부담도 함께 존재한다. 이자이익은 14.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조 원 줄었고,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1.63%에서 1.53%로 0.10%포인트 축소됐다.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2.4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조 원 증가(+168.9%)했으며, 이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익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외환·파생상품 관련 이익은 적자 전환했으며, 예금보험료 등 기타 부문 손실도 확대돼 일부 수익구조의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6.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조 원 증가(+6.3%)했으며, 인건비(4.2조 원)와 물건비(2.6조 원) 모두 소폭 증가했다. 특히 대손비용은 1.6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급증했는데, 이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등 특정 기업 관련 충당금 설정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이 자금중개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