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심청 기자
한국은행이 미국 고정수익증권청산기관(FICC: Fixed Income Clearing Corporation)의 ‘Sponsored RP(환매조건부채권)’ 시장에 국내 최초로 참여한다. 이는 2027년부터 시행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RP 거래 중앙청산 의무화에 앞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은 5월 23일자로 FICC의 준회원(Sponsored Member) 자격을 공식 획득함으로써, 미 국채 및 MBS(주택저당증권) 등을 대상으로 하는 Sponsored RP 거래를 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Sponsored RP는 기존의 일반 RP보다 중앙청산(Central Clearing)을 통해 결제 리스크를 현저히 낮추고, 유리한 금리 조건과 유동성 확보 면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특히 FICC의 청산회원(Sponsoring Member)이 거래에 개입함으로써 규제자본 부담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준회원이 부담하는 금리 역시 낮아지는 구조다.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가 국내 금융기관의 미 국채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국제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테스트 거래 및 시스템 점검을 거쳐 본격적인 실거래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Sponsored RP는 유동성, 비용, 리스크 측면에서 기존 RP 대비 우수한 대안”이라며 “국내 외환보유고 운용 효율성 제고와 함께,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글로벌 거래환경 적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SEC는 2027년 6월부터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RP 거래에 대해 중앙청산을 의무화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국제 기관투자자들의 선제적 대응이 확산되고 있다.